영화검색
검색
최초평가! 막장으로 가는 우려먹기의 표본!
두사부일체3: 상사부일체 | 2007년 9월 14일 금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FTA 체결로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 시장 개방의 압력은 어느 업종을 불문하고 피할 수 없는 사안이 됐다. 그런 시대에 발맞춰 조폭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대한민국의 나와바리를 빼앗기지 않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상사부일체>의 탄생 비화다. 그래서 건달은 다시 한번 배움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나 글로벌 경영을 배워야 하니 학교의 학생이 아니라 대기업의 사원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배우를 갈아타도 여전히 계두식(이성재)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어엿한 4년제 대학까지 졸업했단다.

결국 3편까지 왔다. 하지만 조직을 개편했다. 2편까지 시리즈를 이끌던 얼굴을 죄다 물갈이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멤버 교체 후, 전작의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경기를 계속한다. 여기에 필요한 건 계두식을 필두로 한 영동파 조직원들이 전작의 흐름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시리즈의 양자들이란 관객의 암묵적인 동의다. 그래서 <상사부일체>는 전작들에 대한 기억을 강요하듯 과거의 기억들을 끌어내며 그 연장선상에 선 이야기란 점을 계속 설득하려 한다. 그것은 한편으로 역적모의를 통해 왕위를 찬탈한 세력의 정통성을 확고히 다지고자 하는 것과도 같아 보인다. 물론 <상사부일체>가 멤버교체를 꾀해야 했던 건 지속되는 시리즈의 식상함에서 탈피하고자 혹은 그런 지적에서 벗어나고자 한 의도였을 것이다.

사실 <상사부일체>란 제목은 눈 가리고 아웅식이다. 학교에서 직장으로 나와바리를 옮겼으니 두목을 뜻하는 ‘두(頭)’가 아닌 스승을 뜻하는 ‘사(師)’가 바뀌었어야 마땅하다. 물론 제목을 가지고 토를 달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는 어떤 태도에 대한 문제다. <상사부일체>가 주안점을 둔 건 분명 관객을 웃기자는 일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작품의 질과 무관한, 혹은 어떤 부분적인 설정만을 이어가면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상사부일체>가 취하는 장르적인 웃음은 단지 순간적인 소비 효과를 벗어나지 못한 채, 지속적인 유쾌함의 미덕을 상실하고 있다. 맥락 없이 끊기는 에피소드의 남발은 둘째 치더라도 두서없이 펼쳐지는 장황한 이야기는 도무지 응집력이 없다. 단지 배우를 망가뜨리거나 특별한 애드립에 기대고, 난잡한 상황을 통해 집단적인 난장판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쾌한 즐거움을 부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확실한 오판이다. 물론 종종 웃음은 터진다. 하지만 그 웃음이 마냥 즐거울 수 없는 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는 어떤 성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성의 부족은 전작에서 새로울 것도 없는 시리즈를 고집하는 브랜드 네임에 대한 얄팍한 상술의 혐의다.

서사의 결핍이나 설정의 비약을 떠나서 <상사부일체>는 안일한 태도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작품이다. <상사부일체>는 직장인들의 현장에 들어선 건달의 시선을 통한 풍자를 골자로 하는 듯 하다. 하지만 풍자의 날은 끝이 무디다. 고용 불안과 직장 내 상사와의 갈등은 과장의 모양새를 둘째 치더라도 너무나 막연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이는 풍자를 위한 시선이 아닌 웃음을 위한 환경 조성의 혐의를 의심케 한다. 또한 이런 기반에서 출발하는 코메디는 종종 순간적인 웃음을 부르지만 맥락없이 흐르는 이야기만큼이나 웃음의 호흡도 길게 가져가지 못한다. 결국 웃음도 풍자도 제각각 제 역할을 못하고 산만하게 배치될 뿐이다.

<상사부일체>의 미덕이라면 확실한 아이템이 마련되지 못한 얄팍한 상술에 기초한 속성적 우려먹기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상사부일체>에 애초에 기대했던 건 말초신경을 자극할만한 웃음의 너비였을 것이다. 깊게 파고드는 감동의 여운이나 어떤 철학적인 교훈은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상사부일체>는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민망할 정도로 어떤 기대감을 만족시키지도 못한다. 무엇보다도 기부금 입사라는 게 있긴 있나? 웃음을 위한 영화적 설정이라 할지라도 애초에 시작부터가 안일하다. 결국 안일한 시작은 막장의 끝을 보여준다. 영화속 대사처럼 '세상에 좋은 깡패는 없다.' 하지만 영화는 조폭을 희화화하는 것 이상으로 미화하고 있다. <상사부일체>는 유쾌한 웃음보단 불쾌한 의심을 자꾸 조장한다. 이는 장르적으로도 치명적인 오류다.

2007년 9월 14일 금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점잖은 배우들이 제대로 망가진다.
-그냥 허탈한 마음으로 코미디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면.
-망가지는 배우들의 진지한 자세가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한다.
-과정을 무시한 설정, 의도와 다르게 쓴웃음이 난다.
-웃기면 장땡이다. 하지만 웃기지도 않는다. 110분이 길기만 하다.
-이제 진짜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간이다.
42 )
hy1020
진짜 안보고 싶음..   
2007-10-11 17:14
hyohyo103
다들 최악의 영화라는데...   
2007-10-09 11:18
gandam1205
장르적으로 치명적 오류.....기자님의 말솜씨에 감탄   
2007-09-30 03:42
remon2053
너무 식상하다.   
2007-09-26 14:40
iamjo
그냥 생각 안하고 보면 재미있을듯   
2007-09-24 23:25
mckkw
볼만은 하지만 약간 아쉽다. 그래도 서지혜는 정말 이쁘다.   
2007-09-23 22:23
2real
이런 영화가 다 그렇죠 뭐.. 그래도 신나잖아요.   
2007-09-23 15:17
skh0822
킬링타임용으로 재미있던데요 ㅋㅋ   
2007-09-23 03:47
1 | 2 | 3 | 4 | 5다음으로 다음으로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