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그다지 어깨동무하고 싶지 않은 ‘어깨동무’ | 2004년 3월 8일 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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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을 패러디 한 에로물 <박하사랑(군인 박 하사의+사랑 이야기)>만큼이나 제목만 봐서는 당최, 뭔 내용의 영화인지 알 길이 없는 <어깨동무>.

알고 보니 당 영화는 조폭인 ‘어깨’들과 ‘동무’를 한다는, 다시 말해 통상적으로는 어울릴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이 그 경계를 무화시키고 우정과 인간애로 굳게 연대한다는 뭐 그런 스토리를 가진 조폭 코미디였다.

한방에 인생 역전할 수 있는 비디오를 입수하게 된 어깨(유동근) 일당이 테잎을 잃어버리고 되찾기 위해 본의 아니게 형사 행세를 하게 되면서 소심하면서도 엉뚱한 동무(이성진)가 역시나 본의 아니게 이 사건에 휘말려들며 점입가경이 벌어진다는 <어깨동무>는, 아니나 다를까 감독의 전작인 <조폭마누라>와 포개어지는 부분이 많다. 조폭이 형사로 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웃음을 유발시키는 역할 바꾸기와 차태현 배기성 등의 카메오, 비오는 가운데 쌈박질을 벌이는 우중액션이 그렇다. 그렇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는 우리네의 민간속설이 있듯, 전작에서 차용한 이러한 설정은 세심한 배려가 없었는지 부실하게 다가온다.

우선, <어깨동무>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또는 어필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흥행 신화를 일궜던 <조폭마누라>의 감독 조진규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 이미 탄탄한 연기로 입지를 굳힌 유동근과 이문식, <천생연분>으로 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조미령, 그리고 능청스런 유머로 오락프로의 최고의 수혜자가 된 댄싱 그룹 NRG의 이성진 등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면면들. 마지막으로 유동근의 말마따나 종래의 조폭 코드를 가진 영화와 달리 나쁜 심성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다는 점이다.

허나, 상업적 영화로서는 꽤나 그럴싸한 흥행 요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장점들을 연동시킬 있는 줄거리가 아귀가 맞지 않으며 튼실하지 못한 탓에 관객들이 좋다고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며 이 영화를 볼 지는 심히 의구심이 든다. 게다, 기존 조폭 영화들이 물리도록 써 먹은 장치들을 별 다른 세공술 없이 답습하는, 보는 내가 민망스러운, 갖가지 상황이 목도됨에 따라 적잖은 씁쓸함을 남긴다.

물론, 연륜 있는 배우들의 힘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와 행동의 잔재미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건 일부분일 뿐 영화는 숱하게 봐 왔던 가학적인 몸짓과 욕설로 스크린을 빼곡히 채운다. 배우들의 캐릭터 또한 그들이 대중의 품 안에 온전하게 안착하게 될 수 있었던 과거의 그 배역을 고스란히 빌려와 활용한다. 이러한 전략과 전술이 마뜩치 않다고 힐난하는 건 아니다. 이건 상업 영화를 지향한다면 의당 가져가야 할 하나의 법칙에 다름 아니다. 문제는 그것을 너무 과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 없이 어리버리하고 순박하기만 해 늘상 얻어터지는 이문식의 캐릭터는 가장 구태의연하게 구축해 놓은 경우다.

영화의 짜임새와 호흡이 나름대로 잘 조율돼 있다면 위와 같은 단점들은 충분히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으나 전언했든 <어깨동무>의 얼개는 상당히 뒤죽박죽이다. 느닷없이 던져지는 설정들과 길게 가지 않아도 될 장면들이 서로 엇박자를 치며 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진규 감독이 실수한 건 바로 어깨들을 사주한 이회장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다. 그는 물론 스크린에 많이 비춰지지도 않고 그리 비중 있는 배역이라 할 수 없다. 허나, 조폭의 우두머리 할 수 있는 그를 최소한 그렇게 밋밋하게 그리지는 말았어야 했다. 나름대로 깜장 양복에 턱수염까지 준비해 등장시켰으나 어떠한 위엄도 어떠한 코믹함도 묻어나 있지 않았다. 그것도 초장부터 나왔는데 말이다.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별 시답지 않은 것마저 관객의 눈에는 별스럽게 보일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본 기사는 문화컨텐츠 신문에 공동으로 게재됩니다

(총 3명 참여)
ejin4rang
너무 억지웃음을 자아낸다   
2008-10-15 17:08
callyoungsin
억지웃음 내려하지만 재미없다   
2008-05-19 13:04
js7keien
웃음을 길동무로 삼으려다가 억지웃음이라는 삐끼에 넘어가고만다   
2006-10-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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