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금요초대석] '조폭 마누라' 서세원.
개그맨 겸 영화제작자 서세원. | 2001년 10월 12일 금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서세원은? 1956년 충북 청주 출생. 대구 대륜고, 경기대 국문학과괒졸업. 77년 T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 79년 '노래하는 곳에'로 코미디계 데뷔. 79-84년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청춘만세' DJ. 86년 '납자루떼'로 영화감독 데뷔. 백상예술대상, 한국방송대상 남자코미디언상, SBS연기대상 MC상 등 수상. 현 KBS 2TV '서세원 쇼' '쇼 여러분의 토요일'MC.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코미디영화 '조폭마누라' 투자,제작.

"영화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 34억 투자 '조폭마누라'대박행진...15년만의 성공
"조만간 코미디영화 메가폰 잡을 것","개그맨은 대통령도 안부러운 직업"

'웃음의 전도사' 서세원. 가을비에 젖은 낙엽들이 지상의 품으로 돌아가는 10월의 서울. 강남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사무실에 만난 서세원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오랜동안 대중들과 함께 웃어온 개그맨이자 토크쇼 MC인 그는, 최근 투자, 제작한 영화 '조폭 마누라'(조진규 감독, 신은경 박상면 출연)의 빅히트로 표정관리가 다소 어려운 듯했다.
'조폭 마누라'는 최근'친구' '엽기적인 그녀'를 제치고 한국 영화 사상 최단 기간(5일)에 전국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그가 전액(34억원)을 투자한 영화로 '꿇어'라는 광고카피를 앞세워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조폭 마누라'는 조직폭력배의 여자 보스가 어쩔 수 없이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서세원은 대뜸 "요즘 기분 째져요"라면서 솔직하게 영화대박의 소감을 말했다. 지난 86년 젊은이들이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렸던 영화감독 데뷔작 '납자루떼'의 참패이후 15년 만에 맛본 성공이어서 기쁨도 두 배 인듯 했다.
서세원에게 있어 이번 영화의 성공은 그동안 영화에 바쳐온 열병에 대한 보상이며, 첫 영화의 실패로 구겨진 자존심의 명예회복이란 점에서 무척 고무돼 있었다. 사실 투자, 제작하기 위해 집을 저당 잡히고 아내(모델 서정희)가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런 일은 다 영화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 개봉 전날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면서 "무섭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문, 무지개빛으로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영화란 장르는 늘 열병을 앓게 하는 '그 무엇'이었다. 방송계에선 MC로 이름을 날렸지만 영화에선 그렇질 못했다. '머저리들의 긴 겨울' '연분홍치마'등에 출연도 했고, '납자루떼'로 감독입봉도 했으나 참패했다.
'조폭 마누라'는 요즘 하루에만 7,8억원씩 순익을 내고 있을 정도. 서세원은 이 영화로 대략 50여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서세원에게 '조폭 마누라'의 성공은 영화열정의 열매같은 작품인 셈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부턴 자신이 생각해 오던 영화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기상천외의 코미디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번돈은 온전히 영화에만 쓸것이라고 덧붙였다.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서세원을 보면 "짱"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오랫동안 남을 웃겨왔던 서세원의 성공에 대한 믿음의 표시인 셈이다.

서세원은 "우리 영화의 자생력은 우리의 정서에서 찾을 수밖에 없어요. 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게 바로 한국 영화에요. 우리 영화에는 우리식의 적당한 웃음이 있고, 우리 정서가 담겨 있어야 해요"라며 자신의 영화철학을 말했다. '조폭 마누라' 성공 역시 "'강한 아내와 연약한 남편상'은 요즘 부부들 모습이며, 여자가 '조폭'이면서도 죽어가는 언니때문에, 유산때문에 혹은 남편때문에 자주 눈물을 보이는 것도 우리 여성들의 감성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웃음이란 화두로 이 세상을 걸어온 사나이 서세원, 아무튼 그가 만든 한편의 영화는 개봉 이후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코미디영화의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과 영화에서 '웃음의 전도사'로 뛰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요즘 기분 좋겠다?
째져요. (웃음)

'납자루떼' 이후 15년 만의 성공인데?
상상은 자유죠. 영화 개봉전 김길남(코리아픽쳐스)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9일 안으로 전국 250만명은 들거라고 했어요. 다른 영화와 경쟁해도 관객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죠.

왜 이 영화에 투자하고 싶었나?
이 영화가 좋아서 한 것만은 절대 아닙니다. '무사'든, '엽기적인 그녀'든 기회가 닿았다면 투자를 했을 거에요. 제게 영화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영화 한편 해서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길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영화할 때란 생각이 절대적이었어요. 영화는 언제나 마음의 고향이었고, 제 정서를 울리는 직격탄이었어요.

대박을 터트렸는데?
돈은 둘째 문제에요. 돈 벌려면 기업을 해야지요. 이번 영화를 통해 얻은 명예와 성취감은 거의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코미디계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있고 제 개인이름으로 최장수 프로인 '서세원 쇼'를 5년 넘게 했어요. 이번엔 영화까지 성공했으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느낌입니다.

번 돈은 어떻게 쓸 것인가?
온전히, 영화에만 재투자 할겁니다. 앞으로 제작되는 서세원 프로덕션의 코미디영화에 온전히 쓸겁니다.

왜 '조폭 마누라'가 인기 돌풍이라고 생각하나?
한 회사의 여자 부장, 한 가정의 어머니가 주도하는 모계사회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일거에요. 아줌마 관객들이 첫회를 매진시켜 주세요. 남자의 무능력, 밤일도 시원찮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웃음) 또 남자의 우정을 담은 영화는 많지만 여자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영화는 없었어요. 그런점에서 폭발력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극중에서 여자가 남편에게 한번 더하자고 할때 남편의 체념어린 얼굴표정은 압권 아닌가요?

개그맨 서세원의 영화성공을 대중들이 즐거운 시선으로 보는것 같은데?
맞아요. 극장 앞에 서 있는데 영화를 본 관객이 '서세원 짱'이라며 지나가더군요. 대중들이 저를, 제 인생을 재밌어 하는 것 같아요.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요. 서세원이 망해도 즐거워하고, 성공해도 즐거워 하는 것 같아요, 저를 즐기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관객, 대중들이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져요.

아내가 대출을 받는 등 헌신적이었다던데?
집사람은 영화 안 좋아해요. 예수님 밖에 몰라요.(웃음) 그러다 보니 예수님을 그린 영화는 비디오로 거의 다 빌려봤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를 위해 투자금을 만들때 스스로 마이너스통장으로 2억원을 마련했어요. 고맙지요.

유년시절의 꿈은?
아버님이 철도역장을 하셔서 전학을 많이 다녔어요. 그러나 보니 낯선 곳에 가서 친구를 사귀기 전엔 시간을 보낼때가 극장밖엔 없었어요. 막연하나마 영화감독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그랬는데 대학교 때 코미디계로 가게됐어요. 그러나 마음의 중심엔 늘 영화에 대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개그맨이란 직업관에 대해?
좋고, 즐겁지요. 실수해도 웃고, 웬만한 실수는 눈감아주고 얼마나 좋은 직업이에요. 방송에서 베이브 복스 등 꼬맹이들이랑 오빠 동생하면서 재밌게 놀고, 남 웃기면서 저도 웃고, 엔돌핀 팍팍 생기는, 대통령도 안부러운 직업이에요.(웃음)

요즘 같은 시대엔 어떤 웃음이 필요한가?
요즘 모든 게 뒤틀려 있어 세상사는 맛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웃음과 희망이 필요한 시대지요. 그런 분들을 위한 웃음과 희망을 코미디와 영화를 통해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평소 신념은?
돈 보다는 이름을 중요시해요. 이름에 흠을 낼것 같은 일은 안해요. 15년 이상 뛰던 나이트 클럽 일도 그런 이유 때문에 관두었지요. 광고도 아내하고 같이 한 것 외엔 거의 없어요. 잘 써주지도 않지만요.(웃음) 코미디와 영화, 제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이 일을 사랑하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엔 바쁨도 나누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겸손이라는 말을 자주 되새겨요.

수많은 코미디와 프로를 진행했는데?
가벼울 정도로 재미있는 프로를 만들려고 해요. 서세원이 무게잡고 정치인 인터뷰하면 아무도 안볼 거에요. (웃음) 저도 무게잡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걸 대중들이 인정을 안해요. 가볍게 웃겨주고, 적당히 긁어주는 역할 그게 대중들이 원하는 것일 거에요. 제가 이 시대에 다시 조명 받는 것은 아마도 저를 통한 대리만족 일거에요. 이번 영화흥행 성공도 마찬가지일거구요.

방송일 외에 취미나 일상생활은?
주로 책읽고 영화 많이 보고 그래요, 그게 전부에요.(그의 사무실 한켠에 폐간된 '영화예술'잡지, 영화화된 소설책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폭 마누라'를 함께 만든 현진영화사 이순열사장과 조진규 감독께 감사드려요. 저는 방송일도 계속할 거구, '서세원쇼'도 오랜동안 하고 싶어요. 조만간 제가 감독을 맡은 코미디 영화가 촬영에 들어갑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가 만드는 영화는 유통구조상 소외된 극장들과도 함께 할 생각입니다.

<자료제공 : 스포츠조선>

0 )
1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