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하게 그려나간 미국 이민 1세대의 삶 (오락성 6 작품성 7)
미나리 | 2021년 3월 4일 목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정이삭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S. 킴, 노엘 케이트 조, 윌 패튼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5분
개봉: 3월 3일

간단평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는 미국 아칸소의 시골 마을로 이사한다. 십수 년 동안 병아리 성별을 감별하며 집안을 건사한 ‘제이콥’은 이제 한국인에게 판매할 식자재를 직접 기르는 농장을 운영하는 모험을 벌이려 한다. ‘모니카’는 허리케인이라도 들이닥치면 통째로 날아갈 듯한 위태로운 간이 주택에 마음이 심란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어라도 해내려는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고 싶다. ‘모니카’는 한국에서 지내던 엄마 ‘순자’(윤여정)를 모셔 두 아이를 맡기고, 남편이 하던 병아리 성별 감별 일에 뛰어들어 돈을 벌기로 마음 먹는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2세대인 정이삭 감독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자신의 부모 세대를 떠올리며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는 수월치 않은 의사소통, 제한된 능력, 뻔한 현실 앞에 놓인 이민 1세대 부부의 녹록지 않은 삶을 덤덤하게 보여준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감독의 시선이 이야기하는 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부모 세대의 노력이 어떻게 실패를 맛봤는지, 그런 실패 끝에도 어떻게 가족을 지켜낼 수 있었는지다. 거기에는 할머니 ‘순자’로 대변되는 조부모 세대의 헌신도 포함돼 있다. 이들 삶의 현실적인 재구성은 이민을 경험해본 이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한국 관객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고요한 힘을 담보한다.

한편 ‘제이콥’과 함께 맨땅에서 농장을 일구는 남루한 미국인 ‘폴’(윌 패튼)의 캐릭터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는데, 주말마다 제 몸보다 더 큰 십자가를 지고 길을 걷는 그의 고행은 <미나리>라는 작품의 수면 아래 정이삭 감독이 깔아 둔 종교적 함의를 고민해보게 한다. 언제고 ‘신의 가호와 함께 하는’ 미국인의 삶과 주인공 가족의 삶이 어떤 식으로 분리되고 다시 결합하는지를 지켜볼 만하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2021년 3월 4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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