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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아>는 지난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익명조합 형태의 투자자 모집’을 통해 제작비 전액(19억 5천만원)을 모았었다. 이 영화는 캐나다 이민생활 중 큰아들의 뇌종양 투병생활을 겪으며 쓴 김혜정 작가의 에세이 『슬픔이 기쁨에게』를 단초로, 그녀의 친동생이기도 한 김은정(<접속>, <시월애> 등) 작가가 솜씨있게 시나리오로 집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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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천사’의 이미지를 지니는 형 ‘한별’과 ‘어린악마’와도 같은 동생 ‘한이’, ‘몸아픈 자식 때문에 가슴이 아픈 엄마’, 그런 그들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빠’, 이렇게 한 가족을 중심으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휴먼드라마를 꾸려갈 배우들로는 박지빈, 서대한, 배종옥, 박원상 등이 맡았다.
뭣보다 아역들이 중요한 몫을 차지할텐데, 소아암에 걸렸어도 철부지 동생을 달래고, 슬퍼하는 엄마를 챙기는 등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한별’역의 서대한은 수개월에 걸친 오디션 끝에 발굴해낸 기대주. 이에 ‘한별’의 아홉살 철부지 동생 ‘한이’로는 드라마 <완전한 사랑>, 영화 <가족> 등에 출연한 깜찍이 박지빈이 맡았다.
작년 10월 11일 크랭크인해 현재 약 90% 이상 촬영이 진행됐는데, 올해 1월 9일 공개한 이번 촬영장면은 엄마(배종옥)와 동생 한이(박지빈)가 소아암 선고 이후 첫 치료를 마친 한별(서대한)과 병원복도에서 대화하는 씬. 서울 중앙대병원에서 촬영한 이 씬은 홀로 아픔을 참아왔던 한별이 처음으로 치료의 통증을 토로하며 울먹이고, 그 눈물을 본 엄마가 눈시울이 붉어지는 중요한 씬이었다.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촬영장소인 중앙대병원은 한산한 편이었지만, 촬영 때문에 통제를 받은 어느 환자의 어머니가 예민한 반응을 보여, 약간은 냉랭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만족할만한 디테일한 연출을 뽑아내기 위해 수차례 촬영이 반복됐는데, 배종옥은 컷이 떨어지자마자 모니터 앞으로 와, 감독과 차분히 얘기를 나누는 등 꼼꼼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촬영장면 공개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종옥, 서대한, 박지빈이 참석했다. 배종옥은 실화가 바탕인 이 영화에 대해 “다 이해할 순 없어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가슴아픈 일이지만, 소아암에 걸린 어린환자의 수술실에도 직접 들어가 봤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또, 두 아역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선 “굉장히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다”며 “아이들 페이스로 가다보니, 내가 잡아야 할 부분을 스치듯 지나가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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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똘망똘망한 눈과 토끼이빨이 미워할 수 없는 개구쟁이, 그 자체인 박지빈은 앞서 촬영씬에서 뭉클한 눈물 연기를 선보인 과묵한 서대한을 비롯해 기자간담회장에 모인 기자들의 분위기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제작 전 과정에 걸친 투자자용 리포트를 통해 프로덕션 단계부터 포스트 프로덕션, 그리고 개봉과 종영에 이르기까지 제작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인 <안녕,형아>는 오는 4월말, ‘위기상황을 통해 더욱 더 공고해지는 가족사랑’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최동규, 심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