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종교는 가끔 매우 강력한 행위야. 때로 이해할 수 없는 거라니 깐!’
연애도 종교처럼 맹목적인 신념체계 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무나 가슴에 스티커 딱지를 붙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여주인공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는 드디어 마크(콜린 퍼스)와 본격적인 연애의 장을 엽니다. 동거합니다.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Fear Factor’마냥 그녀는 고공낙하를 하는 리포터 로 여전히 실수연발이지만 힘차게 헤쳐나갑니다. 그녀의 밝고 솔직한 모습들이 재미난 웃음을 줍니다.
여전이 살은 출렁이고, 흡연에 길티 플레져를 느끼고 살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행복합니다. 몰래 먼저 깨어서는 연인의 얼굴을 훔쳐보고, 침대시트를 뒤집어 쓰고 큰 엉덩짝을 들이밀며 옷을 갈아 입습니다. 연인 때문에 직장에 늦어도 ‘남자친구 때문에’라고 기쁘게 말합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그녀 앞에 연적이 나타나면서 심사가 꼬이게 됩니다. 그녀의 연적은 마크와 일하는 매력적인 직장동료 입니다.
다니엘의 키스씬은 발목아지 세우고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로마의 휴일’ 마냥 여주인공인 르네의 표정만 받쳐줬으면 명씬이 나올 뻔했습니다.
그러니 다니엘이나 휴는 선수겠지만 그의 작업은 자원관리를 잘 못해서 실패합니다. 그리고 르네는 엉뚱하게도 마약소지자로 태국형무소에 나가요 언니들과 투숙하는 황당한 신세가 됩니다.
그러나 역시 브리짓 존스입니다. 마돈나언니로 변신해서는 걸들에게 ‘라이크어 버진’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고 여권신장 책을 나눠주고 선물로 속옷도 나눠주곤 마크 다아시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연적에 대한 오해도 재밌게 풀립니다.
마크는 이성이자 머리입니다. 반면에 다니엘은 가슴이자 감성의 축입니다. 슬프게도 그녀의 머리와 가슴은 매우 가까이 붙어있으면서도 따로 놉니다. 그나마 몸까지 따로 놀지않아서 졸작은 아닙니다만 그녀가 밉지않은 건 미워할 수가 없어서 입니다. 바로 이중적인 우리의 슬픈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함과 일상성이 르네 젤위거 연기의 마력이자 3편이 만들어질 추진력 같습니다. 맨 날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가야 될 여배우들만 보다가 건강 미인인 르네 젤위거를 보니 오히려 신선해보였습니다.
전편이 가슴 따로 머리 따로 라서 누구와 결정적으로 사랑에 빠지는가가 문제였다면 연작은 누구와 결혼을 하려는 가이고 이제 다음 3편은 ‘어떻게 몸 따로 좌충우돌 결혼생활을 하는가’는 아닐까 싶습니다.
연애를 하나의 신념처럼 맹목적으로 하기는 어려운 세상 같습니다. 사람이 되든 신념이 되든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힘들더라도 축복입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고통가운데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머리와 가슴이 따로놀고 주접떠는 그녀가 보기 좋았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고 무엇보다 솔직함과 밝은 희망만은 버리지 않았기에 말입니다.
비록 머리따로 가슴따로 해맨다해도 희망을 놓지않는다면 곧 합체가 될테니까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 때 매우 간단한 방법은 그녀마냥 직접 덤벼서 이판사판을 가려내는 게 최고같습니다. 그 덤벼될 열정은 애정의 뇌관에서 추출하십시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