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다른 사람, 혹은 한 집단의 사람들이 함께 짜고 거짓말을 하는 스토리의 영화들이 있다. 각 영화마다 서로 다른 소재와 인물이 등장하지만, 한 사람을 왕따(?)시키면서 펼쳐지는 거짓말과 그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들에서 생성되는 매력은 작지 않다. 이들 영화들의 공통점은 ‘거짓말’ 혹은 ‘집단 사기극’이지만, 이 단어의 험악한(?) 인상과는 다르게 그 거짓말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용서할 수밖에 없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거짓말이다. 그럼, 얼마나 대단한 거짓말이 벌어지는 것인지 마음을 비우고 슬쩍 들어가 보자.
<대단한 유혹>-행복한 거짓말
감독: 장 프랑소아 풀리오
언뜻 들으면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을 속이는 집단 사기극으로, 멀쩡한 도시의 의사를 후진 섬마을에 남아있게 하려는 나쁜 수작 같지만 이른 속단은 금물이다.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는 크리켓을 의사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연습하고, 낚시 못하는 의사를 위해 물고기를 낚시대에 물려주고, 매일 1달러씩 의사가 다니는 길목에 놓아두는 등의 귀여운 거짓말들을 보면 순박한 사람들의 어눌한 거짓말에 박수를 치며 웃고 말 것이다.
비록 ‘집단 사기극’이라는 험악한 단어이긴 하지만 시원하게 웃으면서 순박한 사람들의 어설프고도 완벽한 거짓말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게다가 알면 더 행복해지는 거짓말을 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웨이킹 네드>-기발한 거짓말
감독: 커크 존스
죽은 이의 당청금을 노리는 것은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마을 사람들의 기발한 작전을 본다면 어느 누가 그들을 욕할 수 있을까.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캐릭터를 보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돈에 대한 욕심으로 죽은 자 행세를 하는 사람, 돈을 나누어 받기 위해 협박하는 사람, 나쁜 거짓말들이 양심에 걸려 말리는 사람 등등. 당신은 과연 어떤 타입일까?
<오 그레이스!>-귀여운 거짓말
감독: 나이젤 콜
단체로 한 사람을 속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 사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거짓말을 하는 영화다.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가 남긴 빚더미, 게다가 남편의 숨겨진 정부까지 만나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가련한 미망인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몸을 던져 경찰의 눈을 피하게 한다는 내용. 다소 과장스러운 설정이기도 하지만 능청스러우면서 감동적이기도 한 이들의 거짓말을 본다면 당신은 그 거짓말들에 동조하게 되고 만다.
또 대마초로 인해 평화를 잃은 마을을 위한 미망인의 결정 또한 <대단한 유혹>과 마찬가지로 가슴 따뜻해지는 행복감을 유발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거짓말의 유무와 상관없이 본성은 따뜻하고 순박한 사람들의 한 마음일 것이다.
<굿바이 레닌>-감동의 거짓말
감독: 울프강 베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아들의 거짓말을 보면, 누구라도 그를 도와주기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된다. 효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두 손 들고 반길 내용의, 어머니를 위한 아들의 사랑스런 감동의 거짓말이니 ‘거짓말은 나쁘다’는 원론적인 말은 꺼낼 수도 없는 일!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심장마비에 걸린 어머니의 유언을 듣게 되는데, 과연 어떤 말을 듣게 될까? 행복한 거짓말과 그 결말까지도 감동적인 <굿바이 레닌>. 개봉 당시 적은 수의 개봉관으로 아쉽게 묻혀진 감동의 수작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눈물의 거짓말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나치도 유태인도 수용소도, 그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들에게 전쟁 놀이를 하고 있다며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는 아버지. 죽는 순간까지 아들을 위해 주고, 웃겨주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취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떻게 거짓말한다고 욕할 수 있을까.
1999년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으로도 유명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재치있으면서 감동적인 연기로 한국 개봉 당시에도,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영화. 아버지의 감동적인 거짓말에 공감하는 관객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극장이 온통 여자들의 울음 바다가 되어 남자들이 어쩔 줄 몰라 했다는 후문!
자료제공: 프리비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