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구라걸’에 이어 이번에는 이 시대 최고의 ‘구라쟁이’ <라이어>가 떳다. 지난 2003년 전국 500만 관객을 동원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의 두번째 작품 <라이어>는 두 여자 사이에서 달콤한 양다리 걸쳐오던 택시운전사 만철의 좌충 우돌기. 우연히 현상 수배범 '신장원'을 검거하는데 공을 세운 만철은 3천만원의 포상금을 타는 행운을 누리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의 이중 생활은 파국으로 향하고 만다. 이번이 첫 코미디 연기 도전인 주진모가 택시계의 '얼짱' 만철 역할로, 가히 코미디 전문 배우라 할만한 공형진이 만철의 죽마고우인 '상구'로 등장하며, 송선미, 손현주, 임현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조연으로 포진했다.
인물 수려하고 성품 훌륭한 ‘모범’ 택시 운전사 정만철(주진모). 사랑에 목숨 거는 그는 현재 섹시한 정애(송선미), 청순한 명순(서영희)과 쌍방향 러브, 즉 ‘양다리’를 진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행복하던 일상이 악몽으로 돌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엉겁결에 잡은 현상 수배범 덕분에 사회적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것. 시민 영웅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드는 매스컴, 범인과 그의 관계를 의심하는 경찰, 과연 그는 이중 생활이 발각되기 직전의 대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요절복통 구라코미디 <라이어>만큼이나 재미있는 <라이어>의 OST는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후아유>, <복수는 나의 것> 등 약 30여 편의 영화음악을 제작한 국내유일의 영화음악 제작소 <복숭아 Presents>의 첫 코미디 영화음악. 38곡이나 수록된 튼실한 OST의 음악은 JK 김동욱, 박상민, 애즈원, 마야, 한영애 등 한국대중음악계의 톱 뮤지션들의 수많은 곡을 10여 년간 프로듀스해온 한국가요계의 실력파 이병훈이 맡았다. 그리고 대중들의 감각을 읽어내는 이병훈의 노하우는 <라이어>에서도 아낌없이 발휘된다.
들으면 귀에 착착 감기듯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타이틀곡 ‘할말은 있다’는 이병훈과 ‘떳다, 그녀’를 부른 그룹 위치스(Witches) 와 함께 부른 듀엣곡. 2000년 강변가요제 금상을 수상하며 실력으로 먼저 인정받은 그룹 위치스의 보컬 하양수의 거칠게 내지르는 듯 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보이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영화 속에서 진정한 ‘라이어’가 되어버린 두 주인공의 거짓말에 대한 변명을 다룬 곡으로 영화의 전체 내용를 한 곡으로 설명하기에도 충분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그냥 들어도 좋은 곡이다. 이병훈의 프로젝트 밴드 러브스파이(LoveSPY)의 ‘Morning Song’은 귀엽고 발랄한 목소리의 보컬과 그루브한 하우스 리듬의 댄서블한 느낌이 일품인 곡으로 <라이어> OST의 또 하나의 추천곡.
이병훈과 복숭아 프레젠트의 톡톡 튀는 음악적 색깔이 잘 드러나는 <라이어> OST의 38곡은 다양한 스코어뿐 아니라, 중간중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코믹 연기와 대사를 그대로 넣어 색다른 재미를 주는, 영화처럼 가볍고 즐거운 음악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