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사내처럼 사랑엔 별 수 없군?”
그렇다. 궁극의 연애행각에 도달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는 건 암수 모두 매한가지인 듯하다. 사랑이 뭐고 연애가 뭐 길래 이다지도 지구촌 곳곳의 그네들의 애간장을 태우는지.
“좋으니까”
또 그렇다. 근사하고 멋들어진 유려한 표현도 나쁠 건 없겠지만 한 마디로 그냥 '좋으니까' 그런 거다.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조화가 우주의 근본원리라 독야청청 설파하던 철학자들의 말씀이 그러하듯 남녀가 만나 침실노동을 하던 짱구를 맞대고 정신적 밀어를 나누던 심신을 섞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우리의 일상이다. 그러기에 ‘생활밀착형 기사’라 할 수 있는 이 글 무지 재밌고 도움 된다.
‘이런 남자 이렇게 잡아라!’ ‘수백만 솔로를 감동시킨 연애 강의학’ 등등 시중 서점에 널부러져 있는 수많은 연애 길잡이 책들, 솔직히 필자 상당히 싫어한다. 허나, 요 글을 읽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호감을 가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 연애클리닉이 필요한 여자들의 경우를 영화에서 요목조목 끄집어내 아기자기하게 말해주니 더더욱 그러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남친이 없는 여자분이라면 꼼꼼히 체크해보길 바란다. 내가 과연 어느 영화 속 여자캐릭터의 유형에 속하는지. 다시 말해, 내가 뭐가 부족하고 문제라 꽃이 만개하는 이때 홀로 방바닥에 밀착해 장판을 긁고 있어야 하는지 그 원인을 분석해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라는 말씀이다. 물론, 남자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여자들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사료되는 바, 필히, 일독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쨌든, 짝이 부재한 님들이라면 또는 연애질로 대동된 커플들의 닭살스런 행각에 그간 심기가 불편했던 그대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작심하고 짝을 찾는 대장정의 길에 오르길 당부 드린다. 참고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읽는 것보단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심이 효과가 따따블로 더 크다는 점 잊지 마시고.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My mother likes women)> - '엘비라' (레오노르 와틀링)
☞ 상상력은 풍부한데 실전에 미비한 소심형
좋으면서도 관심 없는 척, 그러다 상대방이 돌아서면 발만 동동 구르고…물론 항상 그렇게 소극적인 건 아니다. 가끔 아주 가끔 자신도 모르게 용기가 솟아 그의 집을 쳐들어가는 과감성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서로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자신감 없는 말이나 엽기적(?)인 행동이 결정적으로 '골인'하는데 방해한다는 것. 데이트를 할 때도 잘 나가다가 삐딱선을 갈아타 관계를 망쳐버리기 일쑤. 그럴 때마다 후회하기 바쁘다.
♥ Tip
상대방을 향한 마음과 달리 실전에서 관계를 망쳐버리는 유형은 우선 자신이 지금 어떤 복잡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고, 빠른 시일 내에 불안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취향과 애정관을 확고히 해서, 상대방을 향한 마음에 자신감을 싣는다면 행복한 사랑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썸원 라이크 유 (Someone Like You)> - '제인' (에슐리 쥬드)
☞ 아픈 과거 연애사 때문에 남자 혐오증에 빠진 형
시간이 지나자 이 남자, 슬슬 나에게서 멀어지려 내뺀다면? 영화 속 '제인'은 정말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후, 남자 불신증+혐오증에 빠진다. '숫소는 한번 교미한 암소를 거들떠도 안본다' 는 동물학을 남자의 행동양태에 대입시켜 '남자는 숫소와 같다'는 이론을 세우게 된다. 남녀간의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여자에게 구애하는 남자를 고지 곧대로 믿지 말자는 주의.
♥ Tip
실연의 상처로 인한 남자혐오증은 '나는 잘못이 없는데, 남자가 나쁜 놈'이라는 자기정당화로도 볼 수 있다. 연애에 실패하고 나면, 누구를 탓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실패한 원인을 생각해보고, 다음 연애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자연스레 더 달콤한 사랑을 하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아멜리에 (Amelie)> - ''아멜리에' (오두리 또뚜)
☞ 행동하는 사랑보다 상상하는 사랑에 익숙한 소녀형
♥ Tip
아무리 멋진 남자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고 해도 그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 턱이 없다면 나중엔 지치기 마련이다. 상상과 현실은 큰 차이가 있는 법. 사랑이란 상상했던 것처럼 달콤한 맛도 있지만, 쓰디쓴 맛도 동반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결코 그 쓴 맛이 두려워 한걸음 물러선다면 커다란 사랑의 기쁨을 맛볼 기회가 영영 사라져 버릴 것이다. 자,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용기를 가져보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 '효진' (신은경)
☞ 남들 연애사업엔 '1등', 자기 연애사업엔 '꼴찌'
♥ Tip
이런 유형의 사람은 주변에 하나 둘씩 꼭 있다. 싱글 남녀 소개팅 주선해 주고, 커플친구가 싸우기라도 하면 자기 일인 양 발벗고 나서서 화해시켜주고, 친구들에게 연애고민이 생겼을 때마다 카운셀링을 자처하는 사람. 남의 사주는 잘 보는데 자기 팔자는 어찌할 수 없는 무당과 무슨 차이점이 있으리요~.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에게 마당발로 소문나거나 성격 좋기로 유명하지만, 정작 자기 밥그릇은 못챙길 확률이 아주 높으니 조금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사랑을 갖기 위해서는 약간은 얌체 같고 이기적인 면이 애인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온리 유 (Only you)> - '헤이스' (마리사 토메이)
☞ 사랑의 미신을 믿는 운명론자
어리석게 '헤이스'는 운명의 남자를 찾아 다니는데 급급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가 바로 곁에 있고 자신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데…
♥ Tip
사주팔자, 별점, 타로카드 등으로 미래를 점쳐볼 수는 있다. 하지만, 그저 재미로 보는 것으로 끝나야지, 그것에 얽매여서는 자신의 상황을 현명하게 의식할 수 없을 것이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개척해나가는 법! 운명대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사랑에 빠지는 것 자체가 나의 운명인 것이다.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 - '뮤리엘' (토니 콜레트)
☞ 선천성 무매력증
♥ Tip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남자 보는 눈이 높다면 그런 남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키워야 한다. 성격 좋은 거야 만날수록 알게 되겠지만, 첫인상에 호감을 주려면 무엇보다도 외모가 받쳐줘야 한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그러나 짝퉁 성형만이 전부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외모의 생명이란 그리 길지 않기 때문. 못생겼다고 자신을 자책하거나 학대하기보다는 외적이든 내적이든 자신의 매력적인 면을 발견하고 한껏 발전시켜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업그레이드 된 멋진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매력을 사랑해주는 남자와 함께!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앤디' (케이트 허드슨)
☞ 콧대만 높은 공주형
♥ Tip
연애초반엔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가 자기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자는 뿌듯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형 같고 공주 같은 여자는 모셔다 두고 바라보기에 좋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순 없다. 서로를 위해주고 보듬어 주고, 이해해 주는 마음이 통해야 사랑도 깊어지는 법. 연애에는 항상 상대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라는 걸 잊지 말자.
자료제공: 프리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