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과 영화팬들이 참석한 이번 시상식은 '2000년 한국영화 패션쇼'로 막을 올렸다. 올해 화제가 되었던 한국영화 [춘향뎐], [공동경비구역 JSA], [단적비연수], [리베라 메], [비천무] 등 영화 속 배역 분장 그대로 선보여 색다른 무대를 연출했다.
여느 해보다도 열띤 경쟁이 있었던 이번 청룡영화상 감독상은 올해 최고의 흥행대작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다. 특히 감독상은 'JSA'의 박찬욱 감독과 [박하사탕]의 이창동 감독이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후문이 들렸다.
남녀조연상은 'JSA'에서 해맑은 웃음을 선사한 어린 북한병사 역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신하균과 [동감]의 하지원이 수상했다.
평생 단 한 번 밖에 받을 기회가 없는 신인감독상은 새로운 형식과 독특함으로 영화계를 신선하게 했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류승완 감독이,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은 [청춘]의 김래원과, [플란다스의 개]에 나왔던 배두나가 받았다.
네티즌들의 투표로 선정된 인기스타상에는 장동건, 유지태, 김희선, 전도연이 뽑혀 영화계 최고 인기스타임을 확인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부동"의 수상자였던 한석규, 최진실 등이 사라져버린 것을 보면 영화계의 인기스타 자리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한편 개봉되자마자 연일 신기록 행진을 세우며 현재까지 서울관객 235만 명을 동원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한국영화 최고흥행상도 수상해,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촬영상(김성복)을 포함해서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5관왕을 차지해 명실상부 2000년 최고의 영화임을 과시했다.
영화배우 윤정희, 장윤현 감독, 영화평론가 양윤모, 윤석화 등이 심사위원을 맡았던 이번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수상내역에 대해 다소 의외의 결과가 있던 부분도 보였다. 이번처럼 수상자들의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수상소감 멘트가 진실되게(?) 다가온 적도 없었다.
이번 제21회 청룡영화상은 지난 4월에 열렸던 대종상 시상식 때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수상 후보자들 조차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고, 심사위원단과 행사 진행 또한 매끄럽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나눠주기식 수상이라는 인상이 짙어 권위있는 영화상으로서의 면모에 미치치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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