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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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매기 질렌할
배우: 제시 버클리, 크리스찬 베일, 피터 사스가드, 아네트 베닝, 제이크 질렌할, 페넬로페 크루즈
장르: 액션, 멜로, 로맨스,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시간: 126분
개봉: 3월 4일
간단평
시대로부터 목소리를 봉인당한 채 어둠 속에 머물던 ‘메리 셸리’(제시 버클리)는 누군가의 몸을 빌려 자신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이는 1930년대 시카고의 한 식당에서 유흥을 즐기던 ‘아이다’(제시 버클리). 메리 셸리에 빙의된 아이다는 마피아 보스의 비밀을 누설한 대가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한편, 오랜 세월 고독에 떨던 ‘프랑켄슈타인’(크리스찬 베일)은 천재 과학자(아네트 베닝)를 찾아와 자신과 닮은 신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뷔작 <로스트 도터>(2021)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배우 매기 질렌할이 고전 공포 명작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를 재해석한 <브라이드!>를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장했다. 메리 셸리의 영혼이 대공황 시대 시카고의 콜걸에게 빙의한다는 파격적인 설정은, 클래식함을 대체한 펑키하고 감각적인 무드를 입으며 거침없는 흥미를 유발한다. 형식적으로는 시카고에서 뉴욕, 나아가 나이아가라까지 가로지르는 로드무비의 포맷 위에 형사팀(피터 사스가드, 페넬로페 크루즈)의 추격을 더해 범죄물로서의 외피를 갖췄다. 다만 장르적 긴장감보다는 인물들의 행보와 그 궤적에 집중하는 탓에 추격전 특유의 박진감은 다소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매우 의식적이면서도 지독히 낭만적이다. 과거를 잃은 채 죽음에서 깨어난 브라이드가 자아를 찾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부속품이 아닌 단지 '브라이드' 그 자체로 자신을 명명하는 대목은 주체적 여성상에 대한 강렬한 선언과 같다. 극을 관통하는 "그러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라는 함축적인 문구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착취당하던 당시 여성들을 대변하는 페미니즘의 핵심 메시지로 기능한다. 브라이드와 프랑켄슈타인의 도주 행각이 알려지자, 그녀의 입꼬리에 새겨진 낙인 같은 문양을 따라 하며 연대하는 여성들의 모습이나, '여자'라는 이유로 조수에 머물렀던 형사의 암묵적인 동요는 여성 연대의 가치를 스크린 가득 채운다.
다만 이러한 메시지가 은유보다는 직접적인 화법으로 분출된다는 점은 영화의 양날의 검이다. 주제 의식이 너무 대놓고 드러나면서도 전형적이라 서사가 빈약해지고, 자칫 관객에게 메시지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연출상의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햄넷>에서 정점을 찍었던 제시 버클리는 메리 셸리, 아이다, 브라이드라는 1인 3역을 맡아 미친 듯한 에너지로 극을 장악한다. 기괴함 속에 피어난 낭만적인 사랑과 불온한 해방감을 추구하는 관객이라면,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적 체험으로 남겠다.
2026년 3월 1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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