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무빙>은 지난 9일(수) 1화부터 7화까지 한 번에 공개했다. 강풀 작가는 작품이 10대 초능력자들이 능력을 자각하는 전반부와, 이들과 같은 능력을 갖춘 부모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안기부에서 비밀 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 그리고 두 세대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3부 원작의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개된 1~7화는 원작의 1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봉석’(김정하), ‘희수’(고윤정), ‘강훈’(김도훈) 등 부모의 초능력을 물려 받은 자녀 세대를 주축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능력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미성숙한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7화까지는 입시, 첫사랑, 우정과 갈등 등 청춘물의 색채가 강한 편이다. 특히 부모-자녀의 드라마도 원작보다 훨씬 촘촘하게 보강돼 휴먼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도 높다. 다만 1부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쌓는 과정에 해당하는 만큼 호흡은 느린 편이다. 빠른 전개와 액션 히어로물로서의 쾌감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이어질 8화부터 부모 세대의 과거 시점을 다루면서 이러한 아쉬움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되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만큼 더욱 하드코어한 액션이 기대된다.
제작비만 500억 원을 아낌 없이 투자하며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 제작비라는 타이틀을 얻은 <무빙>에서 제작진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건 기술적인 측면이다. 상처가 저절로 아물고, 하늘을 날고, 괴력으로 건물을 부수는 만화 속 캐릭터들의 능력을 이질감 없이 구현하기 위해 블록버스터 영화에 준하는 기술력이 들어갔다. 통상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에 들어가는 VFX 컷이 2,000컷인 데 비해 <무빙>의 VFX 컷은 7,540컷에 달한다. 하지만 1부에선 CG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장면이 많지 않아 그 만듦새를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본격적인 초능력자들의 대결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액션의 수준은 꽤 높아 보인다. 버스를 활용한 카체이싱 장면을 비롯해 시리즈 오리지널 캐릭터인 ‘프랭크’(류승범)와 은퇴한 히어로들의 처절하고 수위 높은 액션 씬들은 그 완성도가 상당하다.
할리우드 히어로물과 <무빙>의 차이점은 주인공들이 소시민이라는 데 있다. <무빙>의 히어로들은 거창한 사명이나 목표를 따르지 않는다. 은퇴한 히어로들은 책방, 미용실, 치킨 집, 돈까스 집을 운영하며 말 그대로 소시민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능력을 이어받은 자녀들은 본인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혹은 자각했다 할지라도 히어로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초능력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능력으로 인해 취업에 지장이 생기는 ‘전계도’(차태현)의 이야기도 꽤 현실적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게 특별함이 아닌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한국 사회에서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빠로, 또 자녀이자 친구로 최선을 다하는 이 히어로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또 어떤 성장을 이룩할지 기대를 모은다.
<무빙>은 현재 7화까지 공개된 상태이며 오는 16일(수)부터 매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제공_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