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레전드 가수 윤시내가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사라졌다! 이미테이션 가수 '원시내'로 활동하는 열정 충만 엄마(오민애)와 엉뚱관종 유튜버 '짱하'인 딸 '장하다'(이주영)는 평소 데면데면하고 사이가 좋지 않지만, 전설의 디바를 찾는 데 의기투합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작인 <윤시내가 사라졌다>(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25일(수)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시사회를 열고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주연 배우 오민애, 이주영, 노재원 그리고 김진화 감독이 참석했다.
단편 <나는 아직도 그녀의 족발이 그립다>(2018), <차대리>(2019) 등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와 서울 독립영화제 등에서 인정받은 신예 김진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메인 소재인 이미테이션 가수에 대해 “어릴 때 즐겨본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의 에피소드에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원래 가수와 외형적으로 닮기 위해 노력하는 이미테이션 가수들이 그 닮은 정도가 커질수록 만족감과 자신감을 느끼는 데서 “어떤 아이러니함”을 느꼈고, “애환과 발랄함”을 동시에 표현할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 출연한 가수 윤시내의 섭외에 대해서는 “무작정 (윤시내) 선배가 출연하는 클럽인 ‘앨애’를 찾아갔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그 아우라에 숨이 멈출 듯이 놀랐다.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직접 출연을 부탁드렸고, 마침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터라면서 수락하셨다”고 예상 외로 수월했다고 비하인드를 이야기했다.
‘원시내’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오민애는 “3년 전쯤 연기를 포기할지 말지의 기로에서 마지막으로 3년만,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이렇게 영광을 안았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윤시내의 모창에 관해서는 “음색과 창법이 너무 독보적”이라며 “연습할수록 어려웠고 처음에는 대박이라고 생각했으나 갈수록 쪽박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웃었다. “노래보다는 춤동작과 포효하는 소리 등 특징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튜버 ‘짱하’로 활동 중인 딸 ‘장하다’로 분한 이주영은 “처음에는 미운 짓을 많이 하고 평범하지 않은 텐션을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연약함과 외로움이 드러난다”며 변화하는 면을 고려해 연기했다고 했다. 또 유투버 ‘선여정’(여정을떠난여정)에게 유튜버 코칭을 받고, 트월킹을 함께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이미테이션 가수 ‘운시내’로 분한 신인 배우 노재원은 ‘열애’를 불러 시선을 끌었다. 그는 “어떻게 부를지 고민하다가, 극 중 ‘나만의 방식대로 부른다’는 대사에 힘입어 혼자 코인 노래방에서 연습하면서 보컬 선생님의 조언을 참고했다”고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영화의 주된 키워드는 “진짜와 가짜”라고 짚었다. “그 누구의 삶과 가짜는 없고, 진정한 진짜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고 부연하며 “유튜브와 각종 SNS의 범람 속에 살면서 자기 정체성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하며 재미있게 봐주기를 당부했다.
● 한마디
80년대 스타 윤시내를 SNS 시대로 소환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풀어낸 성장영화이자 성찰영화
(오락성 5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사진출처_<윤시내가 사라졌다>
2022년 5월 26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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