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최진영
배우: 강진아, 박혜진, 홍상표, 황미영, 임호준, 김금순, 변중희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0분
개봉: 4월 14일
간단평
1998년 IMF 직후, 중학생 ‘춘희’(박혜진)는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외삼촌 집의 좁은 다락방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다한증’으로 인해 손과 발에 땀이 흥건한 춘희를 안스럽게 여기는 건 할머니(변중희)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가족들이 떠난 집에서 홀로 사는 ‘춘희’(강진아)는 여전히 다락방을 안식처 삼아 오늘도 마늘까기에 여념이 없다. 다한증 수술 비용을 모으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춘희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중학교 시절의 내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판타지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한 <태어나길 잘했어>는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다소 만화 같이 풀어낸 성장 영화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의 자기를 만나 내면 깊이 자리한 상처를 직면하고 해소하여 현재를 긍정하고 미래로 전진한다는 뚜렷한 주제를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터치로 그린다. 춘희를 바깥세상으로 이끄는 홈리스(황미영), 중학생 춘희, 수문장 일을 하는 ‘주황’(홍상표)의 세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위트 있고 효율적으로 극의 의도와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벽굴, 철봉집, 경기전’ 등의 명소들을 담은 전주 올로케이션 촬영과 90년대의 소품으로 레트로 감성을 잘 살렸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배우 강진아가 <한강에게>(2019)에 이어 오롯하게 중심축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뼈>(2017), <연희동>(2018) 등의 단편을 선보인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2년 4월 13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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