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간담회에는 부산에서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가, 미국 현지에서 스티븐 연과 리 아이작 정 감독이 참석했다.
르완다의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오른 바 있는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신작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7살 소년 ‘데이빗’이 가족과 함께 시골 마을 아칸소로 이사한 뒤 경험하는 인생의 장면들을 담는다.
아버지 ‘제이콥’역에 스티븐 연, 어머니 ‘모니카’역에 한예리, 할머니 ‘순자’역에 윤여정이 출연했다.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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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정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기 전 ’마이 안토니아’라는 책을 읽었는데 자신의 기억에 관해 진심되게 다가가려는 모습이 크게 인상적이었다. 이후 하나씩 내 기억을 정리해 나갔고 많은 부분이 영화에 투영됐다”고 영화의 시작을 이야기하며 “기억과 기억에 영감을 받아 창작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스티븐 연은 “우리 가족이 지나온 삶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 한국계 미국인 혹은 이주민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이라면서 “매우 아름다운 시나리오였고, 배우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낀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작업 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나이가 들면서 오로지 ‘사람’이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됐다”면서 “아이작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매력에 끌렸다. 자전적인 이야기인 줄 모른 상태로 시나리오를 받고 읽었는데 왠지 그럴 것 같았다”고 참여 이유에 대해 말했다.
한예리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음에도 감독님과 잘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너무 좋고 편한 분”이라고 표현하면서 “할머니, 엄마 혹은 이모에게서 봤던 익숙한 모습이 ‘모니카’ 안에 있었다. 극 중 가장 한국적인 특성을 많이 간직한 인물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식물 ‘미나리’를 제목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 감독은 “영화 속에서도 미나리가 자라는 모습이 계속 나온다. 그 자체에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와 정서가 가장 잘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할머니가 실제로 한국에서 미나리 씨앗을 가져와 오롯이 우리 가족을 위해 재배했는데, 여타 식물 중 가장 잘 자랐다. 마치 손주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할머니의 사랑이 투영된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사진제공_부산국제영화제
2020년 10월 23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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