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큰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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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현지시각) 개최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제작 비에이엔터테이먼트)이 2월 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훈 감독과 주연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가람, 신현빈 그리고 윤여정이 참석했다.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돈’을 향한 탐욕에 눈먼 ‘짐승’들의 아등바등한 몸부림을 담은 범죄극. <거룩한 계보>(2006) 연출부 출신인 김용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각본 역시 직접 썼다.
애인 ‘연희’(전도연)가 사기 치고 사라지자 출입국 관리소 직원 ‘태영’(정우성)은 평택을 주름잡는 조폭 ‘두만’ (정만식)에게 협박당한다. 한편 사우나에 근무하는 ‘중만’(배성우)는 라커룸에서 돈다발이 가득 찬 가방을 발견한다. 빚을 갚으려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미란’(신현빈)은 손님으로 온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를 만나 사귀게 되고 구타를 일삼는 남편으로부터 탈출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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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고 있는 ‘중만’의 노모 ‘순자’로 분한 윤여정은 “65세부터 사치스럽게 살기로 했다. 바로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작업하는 것”이라고 매번 해외영화제에서 인정받는 작품을 고르는 안목에 대해 특별한 노하우는 없고 당시의 마음을 따라갈 뿐이라고 밝혔다.
서사의 키를 쥐고 있는 ‘연희’역의 전도연은 정우성과의 첫 호흡에 대해 “이미 익숙한 관계의 연인을 연기하는 게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으나 점차 친밀해졌다. 나중에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싶을 정도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극 시작 50여 분 후 첫 등장하는 장면에 대해 “워낙 세고 강렬한 캐릭터라 오히려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극 중 호구를 잡으려 하나 가장 호구 같은 ‘태영’역의 정우성은 “인물이 가진 허점을 부각하려 했다. 완성된 것을 보니 혼자 너무 호들갑 떤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전도연은 항상 함께하고 싶은 배우”라고 답했다.
“라인업에 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문을 연 ‘미란’역의 신현빈은 “상황에 따라 여러 얼굴을 보이려 했다”고 중점 둔 바를 밝혔다.
정가람은 “감독님께서 서로 신인끼리 잘해보자고 하셔서 많이 의지했다”면서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한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짧게 소감을 말했다.
배성우는 “굉장히 잘 짜인 대본이라 애드립을 최대한 자제했다”면서 극 중 ’버릇이 없네!’라는 임팩트 큰 대사에 대해 “캐릭터에 어울리는 대사라 한 번 해봤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OK하셨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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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소개하게 됐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기쁘다”고 짧게 수상 소감을 전한 김용훈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측불가일 것이다. 스토리를 따라 보면 어느 순간 뒤틀림을 느끼며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점 포인트를 짚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월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이다.
● 한마디
빈틈없이 얼개를 세우고 돈이라는 지푸라기를 차지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짐승 같은 군상들이 보이는 나약, 비겁, 탐욕, 잔혹의 얼굴로 그 속을 채운다. 퍼즐을 조각 낸 비정형성과 에지 있는 맞물림에 놀랄 것.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당시를 연상시키는 전도연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함이 영화의 화룡정점
(오락성 8 작품성 7)
2020년 2월 4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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