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플레어 바이러스가 창궐한 전 지구적 재난 상황에서 미스터리한 거대 조직 ‘위키드’가 ‘민호’(이기홍)를 납치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동료인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뉴트’(토마스 브로디-생스터)가 그를 구하기 위해 ‘위키드’의 요새인 최후의 도시로 진입한다.
영화는 <메이즈 러너>(2014) <메이즈 러너: 스코치 드라이얼>(2015)에 이은 세 번째 작품으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1편에서는 ‘위키드’에 의해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 움직이는 미로에 갇혔던 ‘러너’들의 긴박한 탈출기를 그렸고, 2편에서는 그렇게 탈출한 이들이 사막 도시 ‘스코치’에 도착해 또 다른 역경과 맞닥뜨린 후 다시 한번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을 앞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특정한 이들을 희생시켜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위키드’의 의중을 알게 된 이들이 납치된 ‘민호’를 구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세 편 모두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된 작품이며, 웨스 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편과 2편은 전 세계에서 각각 2억 4,589만 달러, 2억3,062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각각 281만 명, 27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1월 17일(수) 국내 개봉한다. 1월 26일(금) 개봉하는 북미보다 9일 빠르다.
아래는 내한 기자회견 전문.
Q. 어느덧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공개한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가 북미를 비롯, 한국과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이기홍(이하 ‘이’): 우리 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공통의 관심사인 다양성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잘 표현했기 때문에 소설의 팬들까지 영화를 잘 즐겨준 것 같다.
마지막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이 궁금하다.
A. 딜런 오브라이언 (이하 ‘딜런’): 이미 원작 소설을 통해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 역시 탄탄했다. 마지막 내용인 만큼 그간의 모든 이야기가 잘 정리된 느낌이었다. 세 편 중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A. 토마스 브로디-생스터 (이하 ‘토마스’): ‘딜런’ 말대로 원작 소설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정을) 더 잘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었다. 액션 신이 많이 들어 있었고, 잘 소화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웨스 볼 감독은 현장에서 많은 토론을 하고 배우 의견도 잘 수용하는 편이다. 그런 창의적인 촬영 과정을 기대하며 시나리오를 봤더니 더 좋게 느껴지더라.
A. 이: 음… 난 (시나리오가) 싫었다. 동료들이 나를 빨리 구해서 내가 어서 출연해야 하는데, 너무 오랫동안 헤맨다. 왜 이렇게 나를 늦게 구하지? 싶었다.(웃음) 그래도 캐릭터의 이야기가 풍부해서 지난 시리즈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Q. 말한 것처럼 이기홍이 맡은 ‘민호’ 역은 초반 ‘위키드’에 의해 갇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약도 적은 편이다.
A. 이: 앞서 촬영한 1편과 2편에서는 촬영이 끝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매일같이 호텔에서 즐겁게 지냈다. 그래서 좋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내가 맡은 ‘민호’ 캐릭터가 초반부터 잡혀가는 까닭에 촬영도 혼자 하고, 호텔에도 혼자 있었다. 스케줄이 전부 다르니까 다른 이들과 잘 만나지 못했다. 마치 진짜로 갇혀 있는 느낌이더라. 시간도 잘 안 가고…(웃음)
Q. 1편이 기억을 삭제당한 채로 미로에 갇힌 이들의 탈출기라면, 2편과 3편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거대 세력의 음모를 드러낸다. 영화의 장르, 혹은 정체성도 따라서 다소 변화했다고 본다.
A. 딜런: 좋은 질문이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오랫동안 함께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물론 배우까지도 자신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었다. 세 편 모두 자신만의 생명력과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SF물인 동시에 어드벤처이기도 하고, 캐릭터의 관계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아우르는 점이 좋다고 생각한다.
A. 토마스: ‘메이즈 러너’는 여러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SF, 어드벤처,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시리즈만의 독자적인 느낌을 발견해냈고, 특히 진실과 현실을 연결하는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A. 이: 필요한 이야기는 친구들이 다 한 것 같다.(웃음)
Q. 딜런 오브라이언이 맡은 ‘토마스’역은 액션만큼이나 고뇌하는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A. 딜런: 워낙 내적 갈등이 큰 캐릭터였다. 1편과 2편에서는 ‘위키드’에 반항하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캐릭터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과연 내가 항상 옳았는지 돌이켜본다. 내가 무조건 옳았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여러 친구를 잃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변화하는 것이다. 산전수전 경험한 리더로서, ‘위키드’ 역시 꼭 나쁜 집단만은 아니며 그들 역시 나름대로 이유 있는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걸 흑백으로 나눌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내적 갈등이 더 커진다고 본다. 영화 전반에 걸쳐 성 장과정을 보여준다.
Q. 토마스 브로디-생스터가 맡은 ‘뉴트’의 활약도 큰 편이다.
A. 토마스: 1, 2편의 ‘뉴트’는 질문이 많은 소년이었다. 3편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안정적인 상황을 맞는다. 서로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할 수 있는 본부가 결성되기 때문이다. 딜런 오브라이언이 맡은 ‘토마스’ 역할이 본능에 의해 행동하는 즉흥적인 캐릭터라면 ‘뉴트’는 그 행동이 타당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내는 성숙한 캐릭터가 됐다.
Q. 시리즈의 마지막인 만큼 아쉬움도 남을 법하다.
A. 딜런: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의미를 준 시리즈다. 여러분도 잘 알겠지만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통해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배우로서도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아쉽고 감정이 북받치기도 하지만 자긍심을 느낄 만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A. 토마스: 딜런의 말에 정말 동의한다. 무려 5년이나 함께하면서 엄청나게 즐거운 경험을 했다. 배우로서도 성장했다. 감독 또한 ‘메이즈 러너’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감독으로서 성장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더 나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함께한 배우들과는 앞으로도 친구로 잘 지낼 테니 크게 서운해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Q. 내한 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궁금하다.
A. 딜런: 거기에 답하려면 30분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웃음) 많이 마시고 또 먹었다. 특히 ‘코리안 바비큐’를 아침저녁으로 먹고 있다.
A. 이: 어제 아침엔 삼겹살과 목살을 먹었다.(웃음) 다들 좋아하더라.
A. 토마스: 시차 적응을 하느라 저녁 시간이 빠듯하고, 또 워낙 추워서 많은 구경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국 음식은 마치 집에서 먹는 것처럼 정말 맛있더라. 시간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Q. 한국 관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달라.
A. 이: 한국에 오게 돼 정말 좋다. 이번 작품도 재미있게 봐 주길 바란다.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웃음)
A. 딜런: 첫 한국 방문인 만큼 기대가 컸다.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과 함께해 더욱 좋다. 성원해준
팬에게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A. 토마스: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굉장히 기쁘다. 영화를 즐겨 달라.
● 한마디
- 이기홍을 구하라! ‘메이즈 러너’의 마무리, 가장 먼저 국내 관객의 평가 앞에 서다
2018년 1월 11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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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_이십세기폭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