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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보고 있나, 히어로 VS 히어로의 진수! (오락성 9 작품성 8)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2016년 4월 21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
배우: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세바스찬 스탠 등
장르: 액션, SF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47분
개봉: 4월 27일

시놉시스

2015년, 어벤져스는 미국과 한국의 도시에서 울트론과 맞붙어 싸운다. 이 과정에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다. 그리고 2016년, 어벤져스의 활동으로 또 한 번 민간인이 희생되자 세계 각국의 정부는 ‘초인등록제’로 영웅들의 힘을 통제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그러나 어벤져스 내부의 의견은 팽팽히 갈린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팀은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반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팀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캡틴 아메리카의 죽마고우이자 윈터솔져였던 버키(세바스찬 스탠)가 테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이를 도화선으로 아이언맨 팀과 캡틴 아메리카 팀은 결국 치열하게 대립한다.

간단평

영웅. 내 편일 때라면야 든든하지만 적이 되면 가장 무서울 것이 바로 영웅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영웅의 힘을 통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특이점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입장 차다. 이전의 전투에서 자식 잃은 엄마를 본 아이언맨은 그 자유분방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영웅의 힘을 통제해야 한다는, ‘초인등록제’에 찬성한다. 반면 국제평화유지기구 쉴드가 타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캡틴 아메리카는 관리 주체의 타락을 우려, ‘초인등록제’에 반대한다. 그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보여줬던 성격과는 다른 선택이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 차이는 한때 어벤져스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이들이 아이언맨 팀과 캡틴 아메리카 팀으로 나뉘어 치고 받으며 싸우는 계기가 된다. 철학적인 고민의 깊이답게 영화의 갈등은 설득력있게 진행된다. 이처럼 영웅의 힘을 통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도 같다. 하지만 결과는 마블의 판정승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90분 가까이 그 고민에 러닝타임을 할애했으나 설득력을 담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의 설득력, 철학적 깊이만으론 마블의 영화를 설명할 수 없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기는 바로 캐릭터의 개성 강한 액션에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개성 강한 영웅들이 한 팀이 되어 거대 악을 물리쳤다면, 이번에는 개성 강한 영웅들이 자신의 장기를 한껏 살려 다른 영웅을 공격한다. 예컨대 앤트맨은 몸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특유의 위트로 아이언맨을 공격하고 스칼렛 위치는 뛰어난 염력으로 비전의 발을 묶는다. 역대 마블 영화중 가장 많은 히어로가 등장함에도 영화는 이 모든 히어로의 개성을 살린 전투신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크리스 에반스는 태권도와 유도, 주짓수와 가라테를 익혔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춘권을 배웠다고 하니 영화의 액션이 어떠한지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액션신의 백미는 따로 있다. 바로 스파이더맨의 존재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마블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마블만의 스파이더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마치 아이언맨의 청소년기를 보는 듯, 자유분방하고 수다스러운 청소년기의 스파이더맨은 톰 홀랜드가 맡아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영화가 어벤져스의 활동에서 비롯된 사고와 이로 인한 영웅들의 내적 갈등을 다루고 있는 만큼 이전 작품의 스토리에 대한 복습은 필수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연출한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의 루소 형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4월 27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된다.

2016년 4월 21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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