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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된 땅의 딸들. 그 설운 삶에 대하여. (오락성 7 작품성 7)
귀향 |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조정래
배우: 강하나, 최리, 손숙, 서미지, 정무성, 오지혜, 정인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27분
개봉: 2월 24일

시놉시스

“야, 보라. 벌써부터 개떼처럼 몰려왔다.” 평균 나이 16살, 조선의 소녀들은 일제의 손에 정신대로 끌려간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소녀들은 일본군의 성욕을 ‘위로’하는 위안부가 된다. 위안부 생활은 지옥이다. 생리 때든 아니든 매일같이, 온몸으로 수 많은 일본군을 받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병에 걸려 이용가치가 없어질 때 소녀들은 불에 태워진다. 1943년, 14살이던 ‘정민’(강하나)이도 그렇게 그곳으로 끌려간다. “여기가 지옥이다, 야.” 2016년, 대한민국에서 어린 신녀 ‘은경’(최리)은 70년 전 ‘정민’이의 음성을 듣게 된다.

간단평

제국은 약한 것을 강간한다. 약소국의 땅을 헐 벗기고 제국의 규율을 박아 넣는다. 욕된 땅의 딸들이 그 과정에서 제일 먼저 스러진다. 이들을 보호할 규범도, 공동체도 없기에 딸들은 맨몸으로 사회 밑바닥을 뒹군다. 생존을 미끼로 성性을 빼앗긴다. 자의로 내바치든 타의로 빼앗기든 이들은 피해자다. 조국이 무능해서 그녀들이 성과 목숨을 내놓게 된 까닭이다. 불길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린 사람을 가리켜 자살했다 말하지 않는 것처럼. 진짜 문제는 무능한 조국의 무정한 시선이다. 고려시대 공녀로 끌려갔던 환향녀를 화냥년으로, 일제강점기 정신대에 끌려간 위안부를 창녀로 매도했던 건 제국의 시선으로 피해자를 보는 조국의 망상이었다. <귀향>은 그런 무능한 조국에서 난 딸들의 설운 삶을 그린다. 1943년, 고작 14살이었던 ‘정민’은 일본군에 정신대로 끌려간다. 한국땅을 벗어나 중국까지 끌려 간 ‘정민’은 자신과 같은 소녀들이 모여 있는 걸 보게 된다. “여기가 지옥이다, 야.” 평균 나이 16살, 그들은 위안소에서 일본군의 성욕을 위로하는 가축으로서 삶을 이어간다. 영화는 이들의 삶을 비교적 담담하게 묘사한다. 흥미로운 건 위안소를 들여다보는 영화의 방식이다. 영화는 어린 신녀 ‘은경’이 괴불 노리개를 매개로 위안부 소녀들의 기억을 본다는 설정으로 과거와 현재, 기억과 현실을 잇는다. 소녀들의 한을 신녀 ‘은경’의 굿으로 씻어낸다는 결말은 감독의 의도를 집약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을 듣고 영화 만들 결심을 했고 영화 속 굿으로나마 제를 올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성공적인 듯 보인다. 재일교포 및 비전문 배우들이 주를 이뤘음에도 연기 역시 흐트러짐 없다. 다만 ‘소녀가 일본군에 끌려가 강간 당하고 학살 당했다’는 전형적인 위안부 소녀 프레임을 따르고 있다는 점은 유념할 부분이다. 국민 크라우드 펀딩과 제작진의 열정으로, 14년 만에 완성된 <귀향>. 타지에서 죽어간 소녀들의 넋을 영화가 귀향시킬 수 있을까. 이제 그건 관객의 몫이 됐다.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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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겪었던, 전쟁을 아는, 전쟁을 알고 싶은 분.
-위로 받지 못한 위안부의 설운 삶을 보고 싶은 분.
-아픈 영화 보는 게 힘겨운 분.
1 )
spitzbz
친구랑 같이 거의 의무적으로 본 영화인데.. 보는내내 견디기 힘들만큼 슬퍼서 눈물도 나고 가슴이 아펐지만 절대 못본척 지나갈수없는 우리의 과거역사이기에 모든 국민이 마주했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2016-03-0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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