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김지수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35분
개봉: 1월 21일
시놉시스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는 호적도 없는 고아다.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사는 둘은 유일한 안식처였던 무허가촌의 작은 판잣집마저 빼앗기게 된다. 종대와 용기는 건달들이 개입된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얽히게 되고 그곳에서 서로의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된다. 3년 후, 종대는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 준 은퇴한 조직 두목 길수(정진영)의 바람과 달리 잘 살고 싶다는 꿈 하나로 건달 생활을 한다. 정보와 권력의 수뇌부에 닿아있는 복부인 민마담(김지수)과 함께 강남 개발의 이권다툼에 뛰어든 종대는 명동파의 중간보스가 된 용기와 재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종대와 용기는 정치권까지 개입된 의리와 음모, 배신의 전쟁터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되는데...
간단평
살아남은 악령이 지금도 출몰한다. 정치깡패 서태곤은 1970년대 강남땅을 둘러싼 이권다툼에서 생존해 2014년에도 선거유세를 한다. 이런 엔딩이 <강남 1970>을 ‘거리 3부작’으로 불리는 유하 감독의 전작들과 구분 짓는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극장에 걸린 성룡 포스터를 통해 이소룡 세대를 회상하고, <비열한 거리>가 폭력으로 주체만 바뀐 권력의 재림으로 막을 내린다면 <강남 1970>은 폭력을 소비한 권력이 21세기 강남 한복판에서 건재한 현재진행형의 모습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그때 그 시절의 기억에서 펼쳐지고 <비열한 거리>가 한 사람의 이야기인데 반해 <강남 1970>은 폭력과 권력으로 버무려진 비극이 현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전작들의 개인사를 현대사로 확장한다. 이러한 방식은 <강남 1970>에게 양날의 검이다. 영화의 바쁜 흐름 속에서 한정적으로 할애된 종대와 용기의 관계는 감성적인 울림을 약하게 한다. 3년 만에 조우하는 종대와 용기는 마땅히 극적이어야하지만 그렇지 않다. <강남 1970>은 주인공들에게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유하 감독의 화두인 폭력과 권력이 이전보다 구체화되어 현실과 만나는 ‘거리 3부작’의 강렬한 마지막 챕터이다.
2015년 1월 15일 목요일 | 글_안석현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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