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이희준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0분
개봉: 8월 13일
시놉시스
한 때 여수 바다를 주름잡던 어선 전진호는 더 이상 만선을 못하고 감척 사업 대상이 된다. 배를 잃을 위기에 몰린 선장 철주(김윤석)는 인정 많고 사연 많은 기관장 완호(문성근), 선장의 명령을 묵묵히 따르는 행동파 갑판장 호영(김상호), 돈이 세상에서 최고인 거친 성격의 롤러수 경구(유승목), 언제 어디서든 욕구에 충실한 선원 창욱(이희준), 이제 갓 뱃일을 시작한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과 함께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다. 그러나 망망대해에서 그들이 실어 나르게 된 것은 고기가 아닌 사람. 철주는 삶의 터전인 배를 지키기 위해 선원들에게 밀항을 돕는 일을 제안한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온 수많은 밀항자들, 그리고 운명의 한 배를 타게 된 여섯 명의 선원들. 그 가운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海霧)가 몰려오고 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간단평
<해무>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다. 심성보 감독의 연출은 작품에서 그만의 색을 드러내기보다는 봉준호 특유의 ‘리얼리티에 기반을 둔 극한상황’을 안정적으로 그려낸다. 짜임새 있는 인물 묘사와 이를 잘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로 고조된 분위기는 선원들의 밀수 계획이 어긋나며 절정에 이른다. 인물의 죄책감이 오히려 더 큰 죄를 부르는 아이러니는 흥미롭다. 그러나 이어지는 범죄로 인해 극단적으로 치닫는 사건들은 작품이 발을 붙이고 있던 리얼리티를 무너뜨린다. 현실의 모사인 것 같았던 사건들은 메시지를 위한 텍스트로 변질되고, 나름의 사연과 인간성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은 텍스트를 완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극한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그를 넘어서는 선택을 이야기하는 <해무>의 텍스트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메시지가 지나치게 돌출된 영화의 후반부가 현실적이었던 초반부와 대비되어 애매한 상징처럼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2014년 8월 7일 목요일 | 글_김현철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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