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5분
개봉: 4월 30일
시놉시스
정조 1년, 정조(현빈)는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리며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런 정조가 가장 신임하는 신하 상책(정재영)은 그의 곁을 밤낮으로 그림자처럼 지킨다. 마침내 운명의 날, 날이 밝아오자 정조는 왕의 호위를 담당하는 금위영 대장 흥국영(박성웅)과 함께 정순왕후(한지민)를 찾아 대왕대비전으로 향하고, 노론 최고의 수장인 정순왕후는 정조에게 넌지시 자신의 야심을 밝히며 경고한다. 정조의 처소 존현각에는 세답방 나인 월혜(정은채)가 의복을 수거하기 위해 다녀가고,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김성령)이 찾아와 지난 밤 꿈자리가 흉했다며 아들의 안위를 걱정한다. 한편, 조선 최고의 실력을 지닌 살수(조정석)는 오늘 밤 왕의 목을 따오라는 광백(조재현)의 암살 의뢰를 받는다. 왕의 암살을 둘러싼 이들의 엇갈린 운명이 시작되는데...
간단평
<역린>은 근엄하다. 정조라는 특정 인물이 아닌 정유역변이라는 폭풍이 닥치기 전의 적막한 고요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변화를 기다리는 자들의 모순된 불안 자체가 영화의 뼈대이자 스토리가 된다. 그래서 한 땀 한 땀 정성들인 화려한 영상과 명불허전 배우들의 호연 속에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는 이야기 전개는 정유역변 속 초연한 정조의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역린>은 깨어진 균형 이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다. 과도한 캐릭터 소개와 분산된 스토리, 이로 인해 늘어지는 전반부의 전개는 중엄(바깥 준비가 다 되어 임금의 거둥을 알리던 신호)이 울리기 전 관객들을 지치게 한다. 영화 내내 혼자 심각한 한국판 ‘햄릿’은 영화 말미에 이르러 관객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린다. <역린>은 고요하고 근엄하지만, 혼자 근엄하다.
2014년 4월 24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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