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분노의 윤리학>은 누가 미모의 여대생을 죽였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대신 여대생을 직·간접적으로 살해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이 모습은 흡사 사회에서 빚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싸움을 떠올리게 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분노가 극에 달한 인물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 이들의 치졸한 싸움을 지켜보기에는 러닝타임이 길어 보인다. 한 연기 하는 배우들의 매력을 한껏 살리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도 아쉽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부감 숏으로 담아낸 오프닝 시퀀스는 색다른 영화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각 인물들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엮이는 플롯도 그런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다. 그러나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인 나머지 영화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는 방식에서 한번쯤은 허를 찌르는 전개를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의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빚어지는 시너지 효과도 약한 편이다. 잔혹한 부조리극인 만큼 조금 더 세게 나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