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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처세술의 향연 (오락성 7 작품성 7)
남자사용설명서 |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도록 일하는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 하지만 그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육봉아 감독(이원종)은 매번 보나에게 궂은 일만 시킨다. 그러던 어느날, 보나는 매력적인 여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거금을 들여 ‘남자사용설명서’를 구입한다. 테이프 속 Dr. 스왈스키(박영규)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한지 하루 만에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은 달라진다. 게다가 깔창의 높이가 자존심인 한류 스타 이승재(오정세)의 마음도 사로잡게 되면서 과거의 삶과 안녕을 고한다.

<남자사용설명서>은 독특한 소재와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돼 완성된 영화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남자사용설명서’는 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여자들만의 리얼 영상 교본 활용법이다. 1980년대 스타일의 촌스러운 영상으로 구성된 교본에서 Dr. 스왈스키가 전하는 각종 처세술은 실제 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정도로 현실감이 돋보인다. 지루할 수 있는 처세술 방법이지만 조악한 CG와 애니메이션 등이 첨가되면서 웃음을 전한다.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묻어난다.

배우들의 호흡도 멋들어진다. 이미 <커플즈>에서 코믹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던 이시영과 오정세는 또 한 번 절묘한 호흡을 보여준다. 애증의 관계에 놓인 이들이 서로를 골탕 먹이는 장면에서 폭소를 자아낸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어떻게 해서든 보나의 입술을 훔치려는 승재의 고군분투 장면과 오정세의 과감한 노출이 돋보이는 리조트 장면은 손에 꼽을 만하다.

재기발랄했던 초반부와 달리, 멜로 공식을 답습한 후반부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여자로서 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고찰과 함께 처세술에 중독된 현대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감독의 날 선 시각이 드러난다. 현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쓰는 감독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제목이 <남자사용설명서>라고 해서 여자들만의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자들에게는 자신의 연애 경험을 체크할 수 있는 지표들이 무궁무진하다. 남녀 구별 없이 더 나은 연애·사회생활을 꿈꾼다면 이 유쾌한 교본, 강력 추천한다.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정말 자지러지게 웃고 싶다면
-이시영과 오정세의 절묘한 호흡
-이원석 감독을 기억하라
-초반부보다 평범한 후반부
-취향 타는 코미디
1 )
everydayfun
300만정도 중박 흥행할 줄 알았는데 완전 참패 관객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아서 지금도 큰 충격이네요 이렇게 잘나온 영화마져 처참히 무너지다니 정말 영화에 톱스타들이 등장안하면 전부 쓰러지는 거 같아요 너무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2013-02-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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