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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도둑들>, 이런 도둑이라면 경찰에 신고 못하지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저 인파의 정체는 뭐야? 때는 7일 오후 3시 경. 장소는 여름 기운을 머금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해운대 빌프빌리지 야외무대 앞. 텅 빈 무대 앞에 사람들이 말 그대로 ‘구름떼’처럼 몰려있다. 도대체 왜? 뭘 위해? BIFF 프로그램북을 뒤져, 행사 일정을 보자마자 감이 온다. 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 건, <도둑들> 팀이라는 걸. 오후 5시로 예정된 <도둑들> 무대 인사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고자 하는 관객들로 야외무대 앞은 행사 2시간 전부터 북적거렸다. 그리고 5시. ‘애니콜’ 전지현이 엘라스틴으로 관리한 윤기 나는 머릿결을 흩날리며 등장하자, 해운대 바다 일대가 비명소리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이 날 무대 인사에는 전지현을 비롯, 최동훈 감독과 김윤석, 김해숙, 임달화, 중국상이 참석했다.
“<도둑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영광”이라는 말로 입을 연 최동훈 감독은 “부산에서 <도둑들>을 찍었는데 부산에서 찍으면 이런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부산시민을 향한 기분 좋은 립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촬영 당시 부산 시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는데,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강우석, 강제규, 이준익, 봉준호, 윤제균에 이어 ‘천만 감독’ 대열에 합류하게 된 최동훈 감독의 작업 스타일은 어떨까. <도둑들>의 ‘씹던껌’ 김해숙은 “촬영장에서의 최동훈 감독과 일생생활에서의 최동훈 감독은 많이 다르다”며 “일할 때 최동훈 감독은 근접할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이지만, 촬영이 끝나면 어린 왕자로 돌변한다”고 털어놨다. 물론 ‘씹떤껌’ 김해숙의 어린왕자는 따로 있다. 극중 중국도둑 ‘첸’역할을 맡았던 임달화. 영화에서 중년의 로맨스를 선보였던 두 사람은 이전 인터뷰에서도 서로에 대한 관심을 쏟아낸바 있는데, 이날 자리에서도 애정을 거침없이 과시해 주목받았다. “김해숙과의 로맨스 분량이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임달화의 말에 김해숙은 “임달화와의 로맨스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시 한 번 작품에서 만나 사랑을 불태우고 싶다”고 동조했다. ‘씹던껌’과 ‘첸’을 죽음으로 갈라놓은 장본인 최동훈 감독은 이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귀신 영화를 찍으면 어떻겠냐”고 응수해 좌중을 웃겼다. 한편 최동훈 감독은 ‘임달화와 김해숙이 죽는 장면’을 <도둑들> 최고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극중 ‘마카오박’은 연기한 김윤석은 민낯으로 등장, 털털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내 팬들이 왜 자꾸 공식 석상에서 선글라스를 끼냐고 하더라”고 털어놓은 김윤석은 “그래서 오늘은 노 메이크업에 안경도 안 쓰고 왔다”고 민낯에 얽힌 후일담을 들려줬다. <도둑들>의 흥행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에는 스타는 없고, 배우만 있었다”며 “영화 완성도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도둑들> 인기의 근본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가장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은 건 전지현이다.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전지현의 등장은 기자들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이날 전지현은 ‘바람만 불면 무질서 하게 춤추는’ 드레스를 입고 나와, 많은 이들의 시선을 멈추게 했다.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전지현은 “요즘에는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있다”며 “차기작이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아 말씀드리기는 힘든데,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답했다.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 부산취재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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