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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세상에 전하는 핏빛 고해성사 (오락성 5 작품성 8)
피에타 | 2012년 9월 7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피도 눈물도 없는 남자 강도(이정진). 채무자들의 돈을 끔찍한 방법으로 받아내는 그는 악마와도 같다. 부모 없이 30년 동안 혼자 산 강도에게 세상은 하나의 사냥터이자 살육의 장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이 생모라고 말하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난다. 강도는 여자를 의심하지만, 점차 그녀에게서 따뜻한 엄마의 숨결을 느낀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여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강도는 그녀를 찾기 위해 수소문 한다. 곧이어 여자의 잔혹한 비밀이 밝혀진다.

김기덕이 달라졌다. 그의 18번째 장편영화 <피에타>는 전작들에 비해 메시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동안 김기덕의 영화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던 관객들에게는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최근 예능 출연으로 대중들과 친숙함을 유지하려는 감독의 태도처럼 영화는 먼저 관객들에게 손을 내민다. 전작의 난해했던 이미지와 은유적 이미지는 좀 더 약해졌다. 감독에게 있어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가학적이고 난해한 이미지만을 추구한다는 오명을 벗게 해준 작품이라면, <피에타>는 대중들과 소통의 창을 열게 만든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의 <피에타>는 자비를 찾아볼 수 없는 현 사회를 반영한다. 영화의 세상은 돈의 늪에 빠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돈 때문에 서로 싸우고, 복수의 칼을 꽂는 모습은 한 편의 지옥도를 연상시킨다. 감독은 강도를 통해 이 지옥도를 체감케 한다. 강도는 지옥 한 가운데 서 있는 저승사자다.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채무자를 폭행하고 불구자로 만들어버리기까지 한다. 이런 냉혈인간에게 묘령의 여자가 나타나고, 그녀에게서 엄마의 정을 느낀다. 그녀가 사라진 후 강도는 비로소 사랑하는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는 행위가 큰 죄인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죄 값을 치른다. 이처럼 영화는 폭력과 복수만이 난무하는 금수의 세상에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강도의 고해성사를 보여준다.

그동안 김기덕 영화를 견고하게 만들었던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이미지들이 아예 자취를 감춘 건 아니다. 자식을 위해 공장 기계로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 채무자 아들이 연필로 강도에게 복수하는 장면 등 전작들에서 봤던 이미지들과 오버랩 된다. 하지만 잔혹한 사회상을 보여주기 위해 차용한 것 뿐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지는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도 은유적인 대사보다는 명료한 화법으로 서사를 이끈다. 조민수와 이정진은 상황에 맞는 감정을 가감 없이 표출하면서 서로간의 엮인 실타래를 서서히 풀어나간다. 대중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쓴 감독의 소통 방법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다만 일회적인 수단인지, 아니면 새로운 연출 의도인지는 다음 작품이 나와 봐야 알 것 같다.

2012년 9월 7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다시 살아 꿈틀거리는 김기덕의 신작. 안 볼 수 없지.
-조민수, 이정진 조합. 괜찮네.
-직설적이라 더 극명해진 주제의식.
-김기덕 감독의 화법이 불편하다면 pass.
-김기덕 감독을 모르는 관객들이라면.
4 )
mcyun2002
이 영화를 이해 할 수 있을까????너무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아직 내가 이 영화를 소화 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나 봅니다.   
2012-10-01 01:31
jini838
김기덕감독님의 작품이 상을 받은건 정말 좋은일인데 전 영화보고 갸우뚱하더라구요......ㅠㅠ제가 아직 영화를 잘 모르나봐요........그치만 자랑스럽고 축하드립니다~~   
2012-09-21 21:21
puss33c
나름 대중성을 가미하면서 김기덕 색깔도 녹아낸 영화 피에타. 다만 이정진의 연기는 어색하다가 좋다가 어색하다가를 반복. 조민수의 연기는 굿굿굿   
2012-09-16 22:36
cyddream
악어로 시작된 불편한 진실이 피에타의 자비로 부활하다....^^   
2012-09-1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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