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작은 이야기의 힘, 특히 진정성이라는 두루뭉술한 단어가 짚어지는 영화다. 윤제문이 맡은 주인공 남자 한대희는 6시 칼 퇴근, 연봉 3500, 평정심이 무기인 7급 공무원이다. 이 디테일한 캐릭터 라인은 곧바로 윤제문 원톱 영화와 이음동의어가 된다. 영화가 드라마를 운용하는 방식은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대신 서서히 녹이는 쪽이다. 다만 컷을 이어붙이는 방식이 투박하다.(그래서 선택한 것이 내레이션의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재석이 호동이 보는 게 행복했던 남자가 소음을 음악으로 듣게 되는 것은 인생의 항로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이다. 여기서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다루는 터닝포인트가 설득력이 있는가가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는 쉽게 동조하기 힘들다. 말하자면 건강한 드라마이자 실패한 코미디다. 장점과 단점이 미묘하게 공존한다.
(프리랜서 양현주)
<나는 공무원이다>는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영화다. “달짝지근하거나 샤방하거나 웃긴” 것이 대세인 홍대 인디신의 맨얼굴을 보여준다는 점, 마포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은 로컬 무비라는 점,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적당히 공감할 엔딩을 선사한다는 점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해방감을 선사하는 음악의 흥분을 느껴봤다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영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좋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구자홍 감독의 록 덕후 인증(?)도 눈여겨볼 거리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