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과거 연애 시절 때의 모습을 반성한다는 의미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전계수 감독의 말처럼, <러브픽션>은 연애지수 0%를 자랑하는 한 남자의 자기 고백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표방한 영화는 낯간지러운 사랑 고백으로 멜로 분위기를 잡고, ‘겨털’로 코믹함을 주며, 쓰디쓴 이별의 아픔 또한 전한다. 액자식 구성, 문어체 대사, 뮤직 비디오 등을 활용해 다채로운 볼거리도 선사한다. 독특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협연은 일품. 카리스마를 쫙 뺀 하정우는 찌질, 궁상, 소심함으로 똘똘 뭉친 남자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에서 벗어난 공효진은 이지적인 매력을 풍기며 하정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식상함을 느꼈다면, 더욱더 신선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재밌다. 소설가란 직업에서 기인한 유창하고, 기발한 언어 선택은 예상을 뛰어넘는 큰 웃음을 자아낸다. 또 알래스카에서 온 여자란 설정으로 인해 ‘겨털’로 찰진 코믹을 만들어 냈다. 하정우는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인물로 또 다른 매력을 100% 이상 발산했다. 역대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 중 가장 찌질남으로 등장하지만 참으로 사랑스럽다. 공효진 역시 여배우가 감당하기엔 다소 거북한 ‘겨털’을 드러냈음에도 매력적이다. 두 배우의 앙상블과 매력이 스크린에 넘쳐난다. 극 중 소설가 하정우의 소설을 영화 속 영화로 표현한 점이나 영화 스토리에 기반을 둔 노래들도 맛깔스럽다. <러브픽션>, 분명 물건이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만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정은 변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러브픽션>은 그 이유를 찾아가는 영화다. “미성숙한 남자의 극사실적인 자기 연민”이라는 극중 대사처럼 <러브픽션>은 쉽게 환상을 갖고 오해를 하면서도 그 모든 감정 변화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상대방에서 찾으려는 남자들의 어리숙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연애의 달콤함과 씁쓸함을 모두 담은 영화지만 그럼에도 유쾌하게 볼 수 있는 건 영화 곳곳에서 빛나는 전계수 감독의 위트 넘치는 연출 때문. 고전 느와르 영화를 차용한 극중 소설 ‘액모부인’과 문어체의 맛깔스러운 대사는 두 시간의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하정우, 공효진의 연기 호흡은 물론 유인나, 조희봉, 이병준, 곽도원, 그리고 (놀라운) 지진희의 조연 연기도 영화의 잔재미다.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의 스타일과 <500일의 썸머>가 만난 느낌이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