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 출연했던 캐릭터의 등장을 통해서 시리즈로서의 연결고리를 잇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 시리즈라는 정체성은 딱히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일단 전작에서 지질학자 삼촌과 함께 우연히 지구 속 여행을 떠났던 숀(조쉬 허처슨)은 조금 더 성장했고, 그는 현재 새로운 아버지 행크(드웨인 존슨)에 대한 거부감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보내진 모종의 신호를 파악하고자 노력하던 숀은 그것이 모스 부호임을 알아챈 행크의 도움으로 그 신호가 오래 전 실종된 할아버지(마이클 케인)로부터 왔으며 할아버지가 신비의 섬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저 쥘 베른의 세계관을 코스프레한, 할리우드발 3D 롤러코스터다. 쥘 베른 소설의 행간의 의미 따위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으며 그저 쥘 베른의 상상력을 테마파크 디자인 용도로 활용한 상업적 기획물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영화가 차용한 고전의 제목들은 사실상 잊어도 무방할 정도다. 그만큼 영화에서 언급할 만한 건 3D 입체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롤러코스터 비주얼인데 이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즐길만한 수준의 볼거리는 된다 말할만하다. 거대한 도마뱀의 추격신이나 거대한 꿀벌의 비행신 등, 3D 롤러코스터로서 최적화된 재미를 갖춘 신들이 종종 등장하며 눈요기를 채운다.
각본은 치밀하지 못하나 영화는 딱히 이런 요소들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관객 역시 이성적인 관람 자체에 대한 욕망을 버릴 때 편해질 수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 그저 영화의 가이드에 따라서 스크린에 구현되는 테마파크 적인 세계를 체험하는 용도로서 이해할 때 편한 영화랄까. 이는 결국 3D 롤러코스터적 체험에 흥미가 없다면 호기심은 일찌감치 접는 편이 낫다는 말이기도 하다. 거대한 공룡과 같은 오락적 스케일을 그리고 있지만 정작 상상력은 공룡 두뇌만큼 빈곤하다. <달나라 탐험>을 제시하는 예고적인 결말 역시 무리수처럼 보인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 글_민용준 beyond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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