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찾는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배창호 감독의 1984년 작품 <고래사냥>을 연상시킨다. 고래라는 희망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는 설정은 두 영화의 공통점이다. <고래사냥>이 어른들의 동화라면, <고래를 찾는 자전거>는 아이들의 동화다. 보호자 없이 단 둘이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 두 남매는 힘든 현실을 순수한 마음으로 극복한다. 그리고 이들의 마음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덕수와 홀로 외롭게 사는 언양댁(김여진)의 아픔까지 치유한다.
하지만 그 순수함이 영화를 너무 착하게 만든다. 순수함은 영화를 이끄는 원동력이지만, 그 힘이 과하다. 인물과 인물간의 갈등지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 극적 재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이문식, 김여진의 안정된 연기와 박지빈, 이슬기의 사투리 연기는 잔재미를 준다. 특히 중반 이후 등장하는 김여진의 구수한 사투리 연기는 심심했던 영화의 흐름에 활력소가 된다. 또한 울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동화 같은 영화의 느낌을 살린다.
2011년 9월 21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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