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는 꿈의 영화다. 극중 아버지의 꿈을 이루겠다는 해준처럼, 영화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버금가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꿈이 담겨있다. 하지만 그 꿈이 발현되기에는 완성도가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 초반부 이야기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망에 치중해야 하는 이 부분에서 정작 그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해준만이 개인사가 들춰지며, 왜 그가 7광구에 목숨을 거는지에 대한 이유가 드러날 뿐이다. 여기에 뜬금없는 멜로 라인과 오토바이 경주 장면이 삽입되면서 인물들의 밀도 있는 관계망은 심해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취약한 이야기 구조 때문에 치명타를 입는 건 후반부의 액션 장면이다. 액션의 기폭제가 되야 하는 인물 갈등 관계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진다.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벌이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쉽게 전해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D 영상도 마찬가지다. 컨버팅 작업을 거쳐 3D를 구현한 영화는 입체감이나 공간감이 너무나 안정적이라 심심하다. 더욱더 큰 암초는 어두운 풍광. 시추선 안, 대원들의 옷, 심지어 괴생명체의 색까지 모두 어두운 계열이라 형체가 불분명하다. 언론시사회 때(7월 26일) 색보정이 덜됐다는 감독의 말이 있었지만 개봉일까지 완성도를 높이기에는 시간이 짧아 보인다. 다만 국내 기술로 만들어낸 괴생명체는 <괴물> 보다 진일보한다. 이전 보다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변이되는 모습도 잘 구현된 편이다.
<7광구>는 3D 블록버스터 영화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둘 수 있지만,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는 단점을 야기시킨다. 블록버스터영화에서 화려한 액션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견고한 이야기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 재미는 반감된다. <7광구>는 이 점을 망각한 것 같다.
2011년 8월 2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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