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런 군인이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YES’. “이 영화엔 의외로 사실이 많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하는 <초(민망한)능력자들>은 존 론슨의 논픽션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존 론슨은 2000년대 들어 기밀이 해제된 미 육군 극비문서들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노려보는 것만으로 염소 쓰러뜨리기, 벽 뚫고 이동하기, 원격 투시, 주파수 공격 등 거짓말 같은 실제 초능력부대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초능력부대를 소재로 반전(反戰) 메시지를 드러낸다. 감독은 린과 밥을 통해 이라크 전쟁 이면에 감춰진 상흔을 보여준다.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투입된 미군들 때문에 도리어 고통 받는 이라크 주민들, 포로들에게 정신적 고문을 자행하는 미군, 아군이 잘못 쏜 총성 소리에 총격전이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상황 등이 연출되며, 미국의 민망한 실체가 드러난다.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영화의 큰 재미는 조지 클루니에서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초능력에 열중하다가 사막에서 고립되고, 얼떨결에 탈레반에 포로로 잡히기도 하는 등 ‘허당’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와 고생의 끝을 맛보는 이완 맥그리거는 이 거짓말 같은 실화를 관객에게 잘 전달한다. 여기에 힘을 빼고 히피 문화를 몸소 보여주는 제프 브리지스와 밉상 악역을 선보이는 케빈 스페이시까지 배우들의 감초연기가 힘을 불어넣는다. 다만 변신로봇들이 활개 치는 최근 극장가에서 블랙코미디로 평화의 중요성을 말하는 영화가 흥행할 지는 미지수다.
2011년 7월 6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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