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한 로맨스>는 경험 없이 이론과 통계만으로 섹스를 꿰고 있는 스토리 작가 다림(최강희)과 까칠하고 뒤끝도 있지만 다정한 성인 만화가 정배(이선균)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두 사람의 캐릭터가 재미있다. 다림은 실전 경험이 전무한 섹스칼럼니스트로서 모든 것을 잡지의 글과 통계에만 의존하며 허세를 부린다. 정배는 고집도 강하고 다림의 허세도 다 간파하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다림의 순수함과 진실함에 반한다. 영화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상황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급사과, 급인정, 급정색, 급비굴, 급허세 등 갑자기 변하는 심리 상태가 소소한 반전을 만들며 웃음을 준다.
● 한마디
우리나라에서 섹스 코미디를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쩨쩨한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섹스’ 코미디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캐릭터와 성적인 상황을 소재로 섹스 ‘코미디’는 잘 소화하고 있다. 특히 실전경험이 전무한 섹스칼럼니스트로 나와 잡지의 글귀를 들먹거리며 허세를 부리는 최강희의 귀여운 모습은 지금까지 봐온 것 중 최고다. 다소 과한 설정과 억지스러운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각 상황에서 캐릭터들이 자기 역할을 해내니 유쾌하기만 하다. 연애와 섹스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투로 ‘~척 하는’ 영화가 아니어서 좋다. 대사도, 심리도, 상황들도 담백하고 솔직하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연애는 역시 밀고 당기는 재미다. <쩨쩨한 로맨스>는 연애에 빠진 두 남녀가 겪는 감정의 변화를 잘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아옹다옹하는 두 남녀의 관계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리며 공감대를 자아낸다. 여기에는 캐릭터와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멋진 연기도 한 몫을 한다. 최강희, 이선균은 기존의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며 극에 안정감을 더하고, 류현경, 오정세의 맛깔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웃음을 더한다. 성인만화 소재답게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발칙한 상상력도 좋다. 극의 흐름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큰 흠은 아니다. 어른들의 사랑을 공감가게 그린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