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남녀>는 친구 보증을 잘못서서 매일 빚 독촉에 시달리는 한 형사와 매번 그에게 돈을 갚으라며 전화하는 채권추심원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 이후에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임창정과 엄지원은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다가 그놈의 미운 정 때문에 서로 사랑하게 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임창정의 애드리브와 엄지원의 속사포 대사 연기는 유쾌함을 전하고, 점점 원수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모습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다만 둘의 사랑이 발전되면서 영화 초반부에서 느껴졌던 빠른 템포의 코믹함은 덜해진다.
● 한마디
또 한 번 임창정이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사회의 루저 역할을 도맡아 연기했던 그가 이번에도 매일 빚 독촉에 시달리는 형사 역을 맡았다. 임창정의 어이없는 상황극과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는 변함없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또한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코믹연기에 합격점을 받은 엄지원도 임창정과 유쾌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그러나 둘의 멜로라인이 짙어지면서 빠른 템포의 웃음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마지막 퍼포먼스는 오히려 지루함을 안긴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임창정의 코믹 본능은 뛰어났다. 그에 맞선 엄지원의 코믹 포스도 예상을 뛰어 넘었다. 빚을 두고,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의외로 사랑스럽다. 위급한 상황에서 빚을 독촉하는 휴대전화 벨소리는 지속적으로 반복됐지만 충분한 웃음을 선사했다. 임창정과 엄지원의 코믹 맞대결은 성공적이다. 중반 이후 인질극으로 불안감을 야기하더니 너무나도 뚜렷한 이야기의 한계성을 드러내고 말았다. 타당성 없는 상황과 억지 설정이 두 배우의 코믹함마저 앗아갔다. 배우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범인을 쫓아야 하는 형사가 오히려 빚 때문에 채권추심원에게 쫓긴다니 이야기가 궁금할 만도 하다. 빚쟁이와 채권추심원이라는 적대적인 관계를 남녀 사이의 ‘밀당’으로 끌고가려는 설정 역시 나쁘지 않다. 그런데 <불량남녀>에는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을 뿐 이야기가 없다. 기승전결을 끌고 갈 중요한 사건이 없다 보니 영화는 러닝타임을 채울 단발적인 에피소드만을 나열할 뿐이다. 물론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번 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임창정, 엄지원이 맛깔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일 뿐, 영화가 재밌어서는 아니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0월 26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