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는 지난 4월 TV를 통해 방영된 작품으로, 아프리카의 메마른 땅에서 촉촉한 사랑을 전파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다큐멘터리다. 아프리카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병을 고쳐줬던 슈바이처 박사처럼 이태석 신부 또한 톤즈 마을에서 의사의 본분을 다했다. 쉴 새 없이 몰려드는 환자들을 일일이 진찰하고, 거동이 불편한 한센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을을 조성했으며,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등 척박한 땅에서 많은 일을 현실로 이뤄낸다.
영화는 이태석 신부가 톤즈 마을에 와서 기록한 영상을 토대로 이곳에서 어떤 일을 했고, 사람들과 어떤 교감을 나눴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신부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없는 마을을 다시 찾아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구수환 PD는 마을 사람들의 인터뷰와 이금희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자칫 신부가 주인공이고, 종교의 신념을 바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줬다는 사실 때문에 종교색이 짙은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없이 도움을 준 이태석 신부의 모습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하지만 <울지마 톤즈>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이전에 영화적인 요소가 결여되어있다. 영화는 신부의 감동실화를 그대로 전하지만, TV에서 상영된 방영본과 차별성이 없어 본전생각을 나게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방법이라면 스크린보다 TV 방영이 더 적절하다. 스크린을 통해 TV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려면 영화적인 특징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TV다큐멘터리를 사이즈만 키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관이 아닌 스크린에 어울리는 변신을 해야 관객들의 걸음을 극장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9월 7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