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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이야기는 살짝 과속, 연기는 제대로 규칙준수한 가족코미디!
과속 스캔들 |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 김진태 객원기자 이메일


한 때 잘나가던 아이돌 스타에서 이제는 30대 중반의 인기 라디오 DJ로 활약 중인 연예인 ‘남현수’(차태현). 사치스럽고 여자만 밝히던 그에게 날벼락처럼 찾아 온 엄청난 스캔들! 바로 자신이 남현수의 딸이라 우기는 22살의 황정남(박보영)과 그녀의 6살짜리 아들 황기동(왕석현) 때문이다. 갑자기 찾아와서 딸이라 우겨대는 것도 황당한 판에 손자랍시고 혹까지 붙이고 왔으니 이 얼마나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경우인가. 영화 <과속 스캔들>은 제목 그대로 ‘사랑의 과속, 즉 속도위반이 빚어 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삼대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무턱대고 찾아와서는 자식이라 우기며 ‘황당한 동거’를 시작하는 코미디 영화들은 종종 있다. 그 영화들의 공통점이라 하면 철없던 시절 순간의 실수로 사랑의 결실을 맺어 버린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것. 그런 점에서 <과속 스캔들>의 남현수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피는 못 속인다’고 했던가, 딸이라 하는 정남 역시 일찌감치 속도위반으로 얻은 6살짜리 아들까지 데리고 나타나면서 세 가족, 즉 삼대가 함께 한 집에서 ‘특별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이기적이고 철없는 36세 아버지, 어른스럽고 막무가내형 22세 미혼모 딸, 엉뚱하고 귀여운 6세 손자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자칫 황당하고 식상한 코미디로만 비쳐질 수 있는 설정임에도 시종일관 실소를 자아낸다. 그것은 평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특별하게 그려 낸 배우들의 호연이 큰 몫을 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은 없지만 ‘차태현표 코미디’로 꾸준한 인기를 모아 온 차태현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날벼락을 수습하려 나름 머리를 굴리는 모습들이나 코믹한 대사와 애드립으로 꾸며진 특유의 맛깔스런 스탠딩 코미디가 그것이다. 또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노래실력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거의 차태현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와 더불어 숨겨진 가창력을 보여주는 이가 또 있으니 바로 극중 22세의 미혼모를 연기한 박보영이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 <왕과 나>에서 같은 배역의 성인연기자 보다 나은 연기로 주목 받은 박보영은 이번 영화에서 한결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막무가내의 딸부터 미혼모 엄마의 모습, 그리고 출중한 노래실력까지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박보영’에 대한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꽤나 기분 좋은 발견이 될 것이다. 웬만한 현직가수보다 나은 실력을 보여주는 박보영의 노래들은 영화 <과속 스캔들>의 백미 중 백미라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발견할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는데, 바로 성인연기자를 능가하는 능청스러운 표정연기로 연신 사람들의 폭소를 터지게 하는 아역배우 ‘왕석현’군이다. 할아버지인 현수에게 깍듯한 배꼽인사를 하고는 급(!) 표정을 바꿔버리는 모습하며, <슈렉> 속 장화신은 고양이의 애절한 표정을 능가하는 ‘멍 때리는 표정’,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보며 짓는 사랑에 빠진 표정, 철없는 할아버지를 보며 짓는 리얼한 썩소(!) 등 각양각색 표정연기를 세트로 보여주는 왕석현 군은 <과속 스캔들>에서 제대로 된 감초 연기자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들이 가진 고질병인 ‘감동적인 결말을 위한 힘겨운 노력’이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불필요하게 얽혀 놓는 관계와 부성애와 모성애의 부각을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 등은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을 안겨준다. 1시간 50분가량의 러닝타임이 코미디 영화로서는 역시나 길게만 느껴지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여기저기 새 인물들까지 등장시켜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것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마무리가 오히려 코미디 영화로서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미디 영화를 보다보면 소재와 이야기 보다는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들 덕분에 웃고 나오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을 제대로 웃겨줄만한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자신의 색깔’이 확실히 몸에 베인 차태현의 코믹 연기가 반갑기만 하다. 거기에 박보영의 출중한 노래와 아역배우 왕석현 군의 애교 넘치는 연기가 담긴 <과속 스캔들>은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극장 문을 나서게 해 줄 것이다.

Tip. 영화의 마지막에 극중 남현수가 찍은 CF 장면에서 남현수의 옆에서 사과를 들고 있는 아이가 실제 차태현의 어린 아들이라 한다. 필자는 모르고 봤지만 다른 분들은 알고 보시라고!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 글_김진태 객원기자(무비스트)




-차태현!! 어떤 이들은 식상 하다지만, 그의 코믹연기가 나는 좋더라!‘ 하는 분들
-가족끼리 볼만한 영화가 필요하거나 어정쩡한 관계의 이성끼리 볼만한 영화가 필요한 분들 (어르신들 재미있어 합디다!)
-차태현이랑 박보영이 영화 속에서 노래 부른다고 하더라!
-남다른 웃음코드를 지니고 있어서 남들 다 웃을 때, 혼자 옆 사람에게 “저게 웃겨? 웃긴 거야?”를 남발하는 사람들!
-이것은 진지한 영화가 아닙니다. ‘나 한번 웃겨봐’ 하며 팔짱끼고, 인상 쓰면서 보지 마십시오!
24 )
drjed
이것도 웃기다가 울리는 영화인가?   
2008-11-26 00:35
ldk209
박보영......잘나가네..   
2008-11-26 00:10
mvgirl
차태현 손자가 너무 귀엽다   
2008-11-26 00:07
ehgmlrj
재미있을것 같은..
그리고 차태현이란 배우가 너무 좋다!!   
2008-11-25 23:51
ooyyrr1004
어정쩡한 관계 ㅋㅋ 아 평 웃기네요   
2008-11-25 23:42
sdwsds
재미있을것 같다.   
2008-11-25 23:01
bjmaximus
예고편 보니 웃겨주기는 할 듯..   
2008-11-25 17:45
kaminari2002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평이 좋더라는!
이번주에 보러갑니다~   
2008-11-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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