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락성과 상업성이 우선인 영화에게 작품성은 아무 지표가 안 됨으로 흥행성만 평가합니다.
일명 ‘가문’ 시리즈는 영악한 영화다. 상술과 운이 기가 막히게 버무려진 이 시리즈는 언제부턴가 추석시즌 한국영화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하여 추석연휴 최장기간이란 흥행 노다지를 잊지 않고, 이들이 돌아왔다. 전작 <가문의 위기>로 이 가문의 상업적 가치를 노골적으로 증명한 백호파 가족은 <가문의 부활>을 꿈꾸며 고스란히 다시 뭉쳤다는 말씀.
조직을 해체하고 음지에서 양지로 몰려나온 백호파 가족은 어머니(김수미 분)의 뛰어난 음식솜씨로 김치사업을 시작, 김치재벌로 떵떵거리며 살게 된다. 큰 아들 장인재(신현준 분)는 김진경(김원희)과 결혼해 가족의 기둥 역할을 전작과 마찬가지로 묵직하게 해 나간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전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둘째 장석재(탁재훈 분) 부부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야기의 중심도 사랑이 아닌 가족애로 이동한다. 또한 어머니 김수미의 훈훈한 자식 사랑은 더욱 세밀하게 묘사돼 온 가족영화로의 미덕을 철저히 갖춰 나간다.
딱히 이 영화에 웰 메이드한 만듦새를 기대하는 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한 번 웃겨보자고 뭉친 이들이 엄청 웃겼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전작을 비디오로 봤을 때는 배꼽을 틀어쥐었던 필자가 스크린에 적응 못해 이렇겠거니 나름 이유를 찾아보지만, 극장 안에서 큰 웃음소리 한 번 안 나온 걸로 봐서는 스크린에 적응 못한 사람이 필자뿐 만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영화의 초점이 가족애인 만큼 추석이랍시고 간만에 한 자리에 모인 일가친척들을 두루두루 만족시켜줄만한 상업적 잔재미는 충분하다. 그거면 됐다. 긴 추석연휴를 대비하는 관객 또한 백호파 가문에게 기대하는 게 딱 이 정도일 테니까.
그래도 쓴 소리 하나 뱉어낸다면 이야기의 얼개가 참 허술하다는 거다. 과도하게 보여주는 과거 회상 장면들은, 백호파 가문이 지금은 김치재벌로 아무리 개과천선했다고 해도, 뼈대 있는 조폭임을 뼈대 있게 증명해 줄 따름이다. 가족을 매개로 조폭영화를 가족영화로 포장하는 상술에는 두손두발 다 들었다.
글_ 2006년 9월 11일 월요일 | 최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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