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자 중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만든 합작영화로, 장이모우 감독의 신작 <천리주단기>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천리주단기>는 아들의 생애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중국 운난성을 찾아 떠나는 일본인 아버지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중국 80%, 일본에서 20% 가량 촬영해 완성된 작품. 감독이 처음부터 합작 영화를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주연을 맡은 일본 배우 다카쿠라 켄의 연기 감정들을 잘 살려내기 위해서는 일본인으로 등장해야만 했고, 일본과 중국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판단, 결국 중일 양 쪽 스태프와 배우가 고루 참여하는 합작 영화가 되었다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수많은 시나리오를 물색했던 장이모우 감독은 그 과정에서 지난 역사의 흐름 속에 잠재해 왔던 두 나라의 아픈 과거를 새삼 실감했고, 결국 정치적, 군사적 문제를 배제한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인 부성애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천리주단기>는 다카쿠라 켄을 비롯해, <바이브레이터><도쿄 타워>로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는 테라지마 시노부와 <기묘한 이야기>의 나카이 키이치 등의 일본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으며, 전체 분량의 20%에 달하는 일본 촬영분은 <철도원>의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가 연출을 맡아 황무지 속 붉은 영상의 중국과 주변이 모두 바다인 푸른 느낌의 일본의 대조적인 모습을 매력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깝고도 먼 아시아 각국의 관계를 넘어 소통 계기를 마련해 줄 장이모우 감독의 <천리주단기>는 곧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