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읽지 못한 분들에게는 '스포일러'로 다가올수 있습니다.
천재적인 발명과 예술적 감성으로 당시의 교회와 대중들에게 외면당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300년이 지난 후세에 와서야 재평가되고 있는 인물이다. 시대를 앞서간 그의 발명품은 영화의 주요 소재로 많이 쓰였는데 직접적으로 다빈치를 지칭하진 않지만 1991년작 <허드슨 호크>나 2001년부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시리즈 물 앨리어스(Alias)가 인기를 끈 이유는 그가 남긴 결과물이 픽션을 끌어낼만한 상당한 기발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빈치가 7년 동안 공들여 그린 '최후의 만찬'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바로 댄 브라운의 원작 소설 <다빈치 코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성경의 근간을 완전히 뒤집는 이 소설은 창녀로 불리던 막달라 마리아가 사실은 예수의 아내였단 파격적인 가정에서 시작된다.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역사, 종교, 예술분야의 새로운 조합은 기독교 사상을 기본으로 한 전세계 사람들의 가치관을 순식간에 매료 시켰고, 종교계의 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1억 2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영화로 완성됐다.
빠른 줄거리 전개로 읽는 이로 하여금 눈을 못 떼게 만들었던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일까. 영화 <다빈치 코드>의 배우들은 겉돌지만 화면 속도만큼은 충분한 설명 없이도 매끄럽게 넘어간다. 소재의 기발함은 우리가 선(善)이라고 믿어왔던 음모와 배신으로 절정에 이르고, 예수의 후손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신격화로 마무리 짓는다.
사실 이 영화는 우리가 ‘성배’로 불렀던 ‘잔’이 사실은 ‘자궁’을 지칭하는 말이고 그것도 역사상 가장 천한계급의 ‘여자’라는것, 여성의 신성함을 재조명하는듯 보이다가도 해박한 지식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흥미롭게 나열함으로써 마녀사냥을 피해 평생 숨어 살아야 했던 막달라 마리아의 진실을 다루지 못한 원작의 아쉬움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톰 행크스와 오드리 도투의 지적인 연기로도 극복되지 못한 <다빈치 코드>의 키워드는 분명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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