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로 간주될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존재하는 만큼, 이 점 염두에 두시고 스텝 밟아주시길 바란다
최지우 조한선의 멜로물 <연리지>는 긴말 할 것 없이 딱 그 정도만을 품은 영화다. 많은 이들이 통밥을 굴리며 일찌감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 영화 어떨 거 같다”는 그 느낌! 그 기대치!, 영화는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장르적 모험을 감행하지 않고 성실함 혹은 안전빵의 기획력에 기대, 초장부터 끝물까지 최루성 멜로물의 그 얼개를 짤 없이 지켜 나가며 과시한다.
전반은 상큼 발랄! 후반은 눈물 쏟아내는 최지우 조한선의 연기도, 코믹이 적잖이 섞인 비극의 로망을 다룬 가슴 절절 이야기도, 이에 부합하는 영화적 공간도, 배경음악도 죄다 군대 짬빱 식단이 그러하듯 허무하긴 하지만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그 전능함의 전형성을 영화는 고스란히 끌어안는다.
단,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으니........솔직히 대략난감! 이를 우째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음이다.
불치병을 앓는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그린 당 영화, 결말에 이르기 전, 종래의 멜로물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필살의 반전을 갑작스레 화면에 툭 던진다. 말이야 심드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연리지>는 성심성의껏 플래쉬 백을 활용하며 주인공의 예기치 못한 고단한 운명을 세심함을 곁들여 굵고 짧게 영화 속에 풀어헤친다. 로맨틱 멜로라는 장르를 배반하는 변칙적 운용도, 그렇다고 이병헌 이미연의 <중독>처럼 영화의 이야기 축을 다른 방향으로 확 꺾어버리는 절대적 요소도 아니지만, 얄팍하든 진심어리든 이거, 나름대로 의외다.
알고 보니 배다른 형제!, 알고 보니 이란성 쌍둥이!, 알고 보니 기억상실증 등등 숱한 알고 보니 시리즈를 겪어봤지만, 요러한 알고 보니는 또 오다가다 처음이다. 해서 말인데, 뒤통수를 살짝이 긁어주는 <연리지>의 반전을 직접 마주한다면 대략 세 가지의 행동양태로 집약되지 않을까 싶다.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자!
사랑이 제 아무리 남녀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요 결실이라 손치더라도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한자성어를 말 그대로 궁극의 그것으로 실현시킴과 동시에 진부한 소재를 일정부분 타개하려는 고육책에서 비롯된 무리수로 매듭을 짓는, 지극한 오버에 다름 아닌 “정말이지 이러면 뚜껑 연(열)리지!”스런 부정적 반응! 비현실적이지만서도 누선과 애절함에 하소연하는 영화적 몰아의 경지에 탄복하며 감정이 고양돼 슬픔이 배가되는 긍정적 반응! 실소와 눈물이 찰나 범벅이 돼 터져 나오며 이도 저도 아닌 정서가 온몸을 휘감는 대략난감 반응! 뭐 이렇게 세 가지 시츄에이션으로 정리될 수 있다 보겠다.
세치 혀가 나빌레라 말하고 싶어 죽겠지만....그럴 수는 없고 대신 힌트 들어간다.
공상과학적 상상력과 드높은 혜안으로 무장되신 분들은 대충 눈치 챌 수 있을 게다. 여하간, 가슴 저릿한 사랑스토리에 반전 아닌 반전을 들이댐으로써 신파멜로물에 새로운 지평을 본의 아니게 열어제낀 <연리지>, 그 뜻풀이를 실마리로 제시하며 최초평가!를 갈음하는 바이다.
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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