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것들은 모르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그리도 궁금했나 보다. 지난 주 16일 개봉한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제작: 엔젤 언더그라운다, MK픽쳐스)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서울 60개, 전국 260개의 많지 않은 스크린 수를 확보하며 개봉한 본격 성인대상 섹스코미디 <여교수...>는 같은 시기에 개봉한 <로망스><방과후 옥상> 같은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예매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박스오피스 권좌에 올랐다. <여교수..>가 첫 주에 불러들인 관객 수는 약 41만인데 이 수치는 상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관람등급이 18금이기 때문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제작된 영화인만큼 관객의 폭도 좁았던 것. 그러나 이런 악조건을 흥행 키워드로 바꾼 공격적인 18금 성인마케팅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 시키면서 자연스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문소리, 지진희의 연기변신과 18금 마케팅으로 승부를 본 <여교수...>는 성인영화의 불모지인 한국영화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작품으로 기록될 듯하다.
2위는 봉태규의 초절정 코믹사투가 압권인 <방과후 옥상>이 차지했다. 걸출한 톱스타 없이도 영화의 짜임새와 완성도만 좋다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방과후 옥상>은 앞으로의 입소문에 따라 장기흥행도 가능해 보인다. 3위는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해 화제를 모은 <브이 포 벤데타>다. 나탈리 포트만의 삭발투혼과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라는 브랜드네임이 관객몰입의 요인으로 지목된 당 영화는 사실, 정치성이 강한 무거운 영화다. 그러나 새로운 영웅캐릭터의 창조와 현세계에 대한 냉철한 시선이 한국관객들에게 잘만 받아들여진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얻으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