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조폭 출신 아버지와 의상실을 경영하는 어머니가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아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돈’으로 무마하고, 그걸 이용해 9년째 여자들에게 ‘작업’을 해대는 개망나니 남자를 남편으로 삼으라고 한다면, 여자의 인생을 걸고 아무리 사랑한다 한들 결혼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터. 그러나 우리의 ‘신이’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당신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며 식도 올리기 전에 쌍둥이부터 낳고, 결혼하기 위해 껌처럼 달라붙는다. ‘멜로’만 9년째라는 최성국이 망나니 아들을 연기하고, 사법고시는 눈감고 붙지만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폭탄 여검사는 ‘신이’가 맡았다.
결혼 피로연 컨셉으로 진행된 <구세주>제작보고회는 극중 결혼식 장면이 빠져있다는데 착안, 일반 관객들을 하객으로 초대해 행사를 진행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강남구 라마다 호텔 지하 연회장에서는 실제 갓 결혼한 신혼 부부 같이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최성국과 신이, 부모 역할로 나온 백일섭과 박원숙이 등장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시나리오 상으로 나쁘고 잔인하기 그지 없는 놈이 연기력이 부족(?)하다 보니 귀여운 녀석으로 나왔더라.”라며 말문을 연 최성국은 같이 연기한 배우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사회와 핑클 공연을 하면서 약간 어색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거, 기자님들 너무 하시네. 2절까지 연습해 왔는데 박수 좀 치시지.”라며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 피로연답게 동료들의 축하 영상 메시지가 이어졌는데 그 중 지상렬이 “나도 나 닮은 쌍둥이를 낳을 테니 사돈 맺자.”라는 짓궂은 농담을 해 관객들의 폭소가 이어졌다. 곧이어 보여진 메이킹 필름에는 극중 임정한인 최성국의 이름을 까먹고 “신정환씨 되시죠? 아니, 안정환인가?”라고 말하는 NG장면이 나와 행사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시종일관 폭소가 터지면서 진행되었다.
“빈말은 안 하겠습니다. 영화제 출품하려고 만든 영화 아닙니다. 가편집 끝내고 모니터 시사를 가졌는데, 사람들이 100분 동안 98번 웃더라구요. 코미디 영화를 찾아 극장에 오신 분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웃음을 줄 겁니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친 최성국의 옆에서 색동옷을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 신이는 “사실, 이 영화 상업영화거든요.(웃음) 평소 몸 치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안 하던 액션, 수중씬 등을 찍어봤어요. 고생한 만큼 영화가 나온다는 진리를 믿으니까 영화관에서 꼭 확인하세요.”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간단히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제목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종교영화 아닙니다.(웃음)영화 제목을 놓고 상금까지 걸고 했는데 이것만큼 강력한 게 없더라구요. 영화 속에서 서로에게 ‘구세주’로 나오니 때문에 그렇게 지었습니다. 실제 신이 같은 여자는 어떠냐구요? 카메라 밖에선 천상여자입니다. 진짜 참해요. 그래서 제 친구한테 적극 추천합니다.”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특히 조연으로 눈부신 활약을 해왔던 두 배우의 주연데뷔에 대한 포커스에 대해선 매씬 마다 노력하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며 과정의 차이지 결과의 차이는 아닌 것 같다며 영화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영화 대박을 위해 뽀뽀를 해달라는 영화사측의 장난기 어린 제안에 그동안 맞춰온 능청스런 호흡과 달리 엄청 창피해 하는 두 배우는 결국 볼에다 입을 맞추는 것으로 제작보고회의 말미를 장식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별로 웃긴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 집합한 <구세주>는 오는 2월16일 개봉한다.
☞ 시시콜콜한 <구세주>인사이드 포토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