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시청 앞 프라자 호텔에서는 방한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서극 감독과 견자단 , 김소연, 양채니, 손홍뢰가 참석해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감독과 배우들은 베니스 개막작으로 현지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아직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었다. 견자단은 입장을 하면서 다소 엉뚱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베니스나 중국 현지에서의 뜨거웠던 환영의 모습이 아닌 기자들의 간단한 박수에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견자단은 첫 질문으로 한국에 팬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자 바로 표정이 풀리면서 영화 속 나오는 한국어를 해달라는 요구에도 다 잊었고 “너도 조선인인가?”라는 말만 기억 한다면서 흔쾌히 답을 했다. 손홍뢰는 <붉은 수수밭>과 그 외의 작품에서 상당히 강한 이미지였고 <칠검>에서는 악랄한 악인의 역할인데 그런 캐릭터를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살아가면서는 <칠검>에서처럼 나쁜 사람은 아니다. 강한 캐릭터든 상관없이 열심히 하면 된다.”고 대답 했다.
간담회에서는 서극 감독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는데 제한된 시간에 비해 답변을 장황하게 풀어놔 기자들이 할 말이 많은 모양이라며 의미 있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서극 감독은 국내 개봉버전의 20분 정도 삭제 된 내용에 대해 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 “각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이나 많은 이유로 개봉하는 영화의 내용이 수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감독으로서 유심히 관찰하고 확인하고 있다.”며 국내 개봉 버전이 논의 하에 이루어 졌다는 점을 강조 했다.
서극 감독과 견자단에게 질문이 이어지면서 양채니와 김소연은 뒤늦게야 촬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양채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어 박수와 함께 행사장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소연은 중국에서 촬영을 해 음식 때문에 고생을 했다며 “몇 년간 먹을 과자를 단시간에 다 먹은 것 같다.”며 어려웠던 당시의 기억을 이야기 했다.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견자단은 “새로운 무술 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며 무협 배우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손홍뢰는 “김소연을 챙겨 주느라 힘들었다. 옆에서 추우면 옷도 덮어 주고 먹을 것도 챙겨 줬다.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이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계속 가지고 싶다.”고 말을 했고 통역은 이 말은 농담인 것 같다며 엉뚱한 답변이 다른 오해를 불러올까봐 난처해했다.
행사장에서는 몇 가지 작은 해프닝도 있었는데 서극 감독은 배우들과 달리 광동어를 해서 여성 통역이 따로 통역을 했는데 바로 앞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플래시에 긴장을 해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잇지를 못해 함께 자리했던 영화사 대표가 대신 통역을 해야만 했다. 또 많은 기자들이 몰려 짧은 시간 안에 질문을 해야 하는 관계로 다른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소속도 밝히지 않고 서로 질문을 해서 행사의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시사회장이나 행사장에 요즘 들어 자주 모습을 보이는 사인족들이 나타나 서극 감독과 배우들에게 막무가내로 사인 요청을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 사람들은 한 명당 적게는 한두 개에서 많게는 다섯 개 정도의 포스터와 DVD에 사인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감독과 배우들은 그들과 사진까지 찍으며 멋진 매너를 보여 참석한 기자들에게 멋지다는 평을 받았다. 사인과 사진 촬영을 마친 일행은 취재진들과 함께 영화사에서 마련한 오찬을 즐겼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일행은 14일 개별 인터뷰를 마치고 길지 않은 공식행사를 마친 후 떠나게 된다. 조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주 특별한 정통 무협 영화 <칠검>은 9월 29일 새로운 무협에 목말라 있던 팬들에게 그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