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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감독이 <고양이를 부탁해> 이후 3년여만에 돌아오게 된, 영화 <태풍태양>(제작: 필름매니아)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영화는 신선하게도,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를 담은 청춘영화.
꾸물꾸물한 날씨였지만, 젊은 주연 배우들 탓인지 왠지모를 뜨거운 열기가 감돌았던 기자시사장에는 정재은 감독을 비롯해 김강우, 천정명, 조이진, 온주완 등이 참석해 상영전 무대인사를 전했다.
그중 김강우는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꿈을 안고 삽니다. 우리 영화에는 흥행을 보장하는 스타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뜨거운 꿈을 가진 젊은 배우들이 출연합니다”와 같은 인상깊은 무대인사를, 조이진은“이 자리를 빛내주시는 한분한분께 감사드려요. 어제 고양이한테 쫓기는 꿈을 꿨는데요. 지금 앉아계신 분들 얼굴이 모두 고양이로 보여요.”라며, 자신의 떨리는 심정을 재밌는 비유로 대신하기도.
상영 후 기자간담회에선 영화 속 장면에 대한 디테일한 질문까지 적잖게 쏟아지는 등 여느 영화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흥미로운 모습들이 펼쳐졌다.
그중 하나는 보조개가 예쁜, 늘씬 여배우 조이진의 ‘눈물’! 영화를 (처음 본) 소감이 어땠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본 느낌이 잘 살아난 것 같아요. 만족해요”라는 답변을 전했던 그녀는 다른 질문의 대답, “영화보면서 너무 벅찼었고, 작년 6개월 동안 영화 찍으면서 너무 행복했고, 캐스팅 된 것에 대해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다가 불현듯 눈물을 터뜨린 것(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조이진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도 비슷했다).
정재은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진 이런저런 질문에 대해 유쾌하고도 명쾌하게 그 답변을 전했는데, 그중 신인 배우들을 과감하게 캐스팅한 이유에 대한 얘기가 흥미로웠다. 요약하면, “천정명은 눈동자가 굉장히 맑고 깊다. 가만히 보니까 촬영장에서도 몸으로 부딪치며 노는 모습이 그야말로 맡은 캐릭터에 적합했다. 김강우는 그동안 순수한 이미지가 많아서 어떤 배우인지 감이 잘 안잡혔는데, 만나서 얘기해보니 의외로 도도하고, 거만하고 자기 주관이나 색깔이 뚜렷한 배우였다. 연기자로서의 포부도 강했다. 이천희는 3년전부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어서, 스케이트를 잘 타는 강점이 있었고, 한국인으로서는 보기 힘든 신선한 마스크, 또 연기자로서의 성실함을 가지고 있었다. 조이진은 시나리오를 한번 읽어오라고 했더니 당돌하게도 몇 번이나 읽고 와서는 페이지마다 포스트잇도 붙여놓고, 좋아하는 장면도 말하는 등 너무나 열정을 보이는 배우였다. 그리고 온주완은 두말할 나위없이 살아있는, 그 캐릭터 자체였다”고.
이렇듯 정재은 감독이 세심하게‘썰’을 풀어놓은 젊은 배우들의 매력을 스크린에서 맘껏, 특히, 궁금했던 인라인 스케이팅 실력까지 부족함없이 엿볼 수 있는 <태풍태양>은 오는 6월 2일, 관객들을 찾아온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손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