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에게 1위 자리를 내 준 강우석 감독의 <이끼>는 49만 4,946명으로 2위로 순위 하락했다. 하지만 개봉 12일 만에 누적관객 211만 1,899명을 동원하는 위력을 보였다.(강우석 감독 개인적으로는 3,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는 개봉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의형제>보다 하루 늦은 기록이지만, <이끼>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뒤지는 성적은 아니다.
한편, 극장가는 쌍끌이 흥행에 나선 두 영화가 긴 러닝타임을 지닌 영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셉션>의 러닝타임은 2시간 22분. <이끼>는 무려 2시간 43분으로, 일각에서는 ‘가장 좋은 상영시간은 1시간 40분’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평한다. 실제로 지난겨울 개봉한 <아바타>와 <전우치>도 2시간 42분과 2시간 1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흥행을 주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긴 러닝타임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숫자다. 특히 이번 주 개봉하는 <솔트>의 러닝타임이 상영 최적 시간인 99분을 자랑하고 있어, 회차 상에서 <이끼>와 <인셉션> 모두 <솔트>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솔트>의 공격을 두 영화가 어떻게 막아낼지가, 돌아오는 주말 박스오피스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지난 주 미국 극장가에 3위로 등장했던 <마법사의 제자>는 국내에서도 3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내셔널 트레져>의 제리 브룩하이머, 존 터틀타웁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3인방이 뭉친 영화를 반긴 관객은 주말 21만 8,865명. 그들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이어 한국 최초 동물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마음이 2>가 15만 4,824명, 누적 관객 23만 2,195명을 모으며 선전했다. 2006년 나온 1편이 예상을 깨고 전국 121만 명을 불러 모았었는데, 그때처럼 최후에 웃을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가운데,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과 <슈렉 포에버>가 어린이 관객들을 유혹하며 각각 14만 5,804명과 10만 323명으로 5, 6위에 올랐다. 초중고의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됐다는 점은 두 영화의 앞길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참고로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상 최초로 누적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슈렉 포에버>의 누적 관객 수는 현재 200만 2,621명이다.
이어 <트와일라잇>의 국내 흥행 성적을 오래전에 제친 <이클립스>는 지난 주말 2편 <뉴문>의 기록 197만 여명도 뛰어넘으며 개봉 3주차에 시리즈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어 <나잇 & 데이> <포화속으로> <파괴된 사나이>가 3만 244명, 2만 5337명, 2,368명을 동원하며 뒤를 이었다. 이들의 누적 관객 수는 225만 3,908명, 332만 2,341명, 101만 7,775명이다.
● 한마디
<인셉션>을 보다가, 코브 일행에게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 잊고 싶은 찌질한 기억들을 지워달라고 하고 싶어서요. 당신들도 혹시?
2010년 7월 26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