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박인제 감독은 “영화는 특종이란 소재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90년대 사건을 알게 됐고, 아날로그적 느낌을 살리고자 당시 시대상을 재현한 것이라고. 시사회 당일에는 박인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김민희, 진구, 김상호가 참여했다. 영화는 오는 9일 개봉한다.
● 한마디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연출자의 말마따나 <모비딕>은 분명 의미 있는 영화다. 중후반부에 늘어지는 느낌이 좀 아쉽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촘촘한 구성과 성실하게 재현한 90년대 시대상, 배우들의 열정이 꽤 괜찮은 결과를 낳았다. 성실함이 돋보이는 신예감독의 등장이 반갑다.
(무비스트 유다연 기자)
오랜만에 뚝심 있는 신인 감독 한 사람이 나왔다. 최근 무더기로 나온 짜임새 허술한 한국영화에 실망했다면, <모비딕>을 추천한다. 매력적인 캐릭터, 첫 장면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 뭉클한 인간미까지. 잘 만든 영화의 모든 조건이 여기에 있다. 소재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는 한 마디, ‘특종’. 기자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기자는 별로 해보고 싶지 않다”는 말과 달리)기자들의 생활을 리얼하게 재현해 낸 황정민, 음울한 내면을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연기한 진구는 물론 연기력 논란이 이제 필요 없을 것 같은 생기발랄 김민희의 연기도 만족스럽다.1990년대 윤석양 이병 사건을 모르거나, 소설 ‘모비딕’을 안 읽어봤어도 상관없다. 잔인하거나 불편한 장면 없이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 관객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스포츠조선 이예은 기자)
음모론은 <모비딕>에서 양날의 칼이다. 다시 말하자면 영화에서 음모론은 관객을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이 됐다가도, 곧 관객을 밀쳐내는 척력(斥力)이 된다. 영화 초반부 발암교 폭파사건을 시작으로 숨겨진 음모를 추적하는 기자들의 이야기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펜을 무기로 정체모를 권력집단과 상대하는 그들의 고군분투는 영화의 큰 볼거리. 허나 기껏 기자들이 찾아낸 음모론의 진실이 ‘고래 등에 붙어있는 조개쯤 된다’는 식의 마무리는 허탈감을 안긴다. 다만 열혈기자들의 진실 찾기를 묵직하게 그린 박인제 감독의 연출력은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모비딕>은 ‘음모론’이란 호기심 충만한 소재로 관심을 확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녔다. 그리고 그 지점만큼은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영화는 ‘발암교 폭파사건’을 큰 줄기로 여러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관계를 빈틈없이 잘 풀어간다. 더불어 여러 갈래로 사건, 사고를 촘촘하게 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가져간다. ‘민간인 사찰’, ‘방사능 유출’ 등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안들까지도 전체 톱니바퀴에 어긋남 없이 잘 맞물린다. 황정민, 김상호, 김민희 등 ‘특별취재팀’의 호흡도 박수를 보낼 만하다. 아쉬운 건 <부당거래>가 너무 떠오른다는 점이다. 또 음모론의 실체가 너무 절대적일뿐 아니라 불분명하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1년 6월 1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