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왕’이 돌아왔다. 그것도 9년 전 파트너와 함께. 2002년 작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거의 10년 만에 호흡을 맞춘 전도연과 정재영. 두 배우의 만남이란 점에서 제작 초기부터 기대를 모은 <카운트다운>은, 지난 13일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국내 첫 공개는 20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현장에서다. 간암 말기의 채권추심원으로 분한 정재영과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발산하는 사기전과범 전도연. 두 배우의 적절한 호흡과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지루할 틈을 안 주고 관객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든다. 영화는 이달 29일 개봉한다.
● 한마디
간암 말기의 채권추심원과 배짱 넘치는 미모의 사기전과범. 독특한 캐릭터 둘을 극의 중심에 앉힌 <카운트다운>의 미덕은, 무엇보다 밀도 있는 전개다.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 갈래가 여럿 뻗어 나온다. 충분히 복잡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다. 그러나 영화는 상황설명을 명료하게 하고 미련 없이 지나간다. 드라마, 코믹, 액션, 휴머니즘, 그리고 보일 듯 말 듯한 모정에 절절한 부성애까지… 여러 장르와 이야기가 혼재돼 있음에도, 이음새가 매끄럽다. 극 중 태건호(정재영)의 대사에 등장하는 ‘아이러니’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좋은 뜻에서 말이다. 영화는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는 게 놀랍다.
(무비스트 유다연 기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는 <카운트다운>은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두 남녀가 처한 상황만 놓고 봤을 때 영화의 흡인력에 구멍 날 위험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카운트다운>은 영리하게 이 함정을 피해간다. 후반부의 공기가 전반부와 완전히 다르지만 그것이 영화의 흠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감정에 빠져들지 않으면 자칫 지루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영화는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인물과 이야기에 애정을 갖고 이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버린다. 아들이 죽은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에도 영화는 자신이 가진 강렬한 기운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맥스무비 김규한 기자)
2011년 9월 20일 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