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마초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곽경택이 지닌 장점 중 하나였다. ‘의리’를 지키는 수컷들의 뜨거운 삶이, 남성 관객들의 로망에 불을 지피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남남(男男)’이 아닌, ‘남녀(男女)’ 관계에 집중한 이 영화, <통증>은 새롭다.(멜로를 표방한 <사랑>에서 도드라졌던 것도 ‘남남’관계였다.) 예상했던 것 보다, 새로운 세계를 다루는 감독의 연출은 능숙하다. 재미도 있다. 문제는 능숙할 뿐,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관습적이라는 거다. 만나고/사랑하고, 싸우고/화해하고, 이별하고/갈등하는 모습들이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고민 없이 흘러간다. 덜 진부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무비스트 정시우기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악착 같이 살아가는 이 거대한 도시 속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두 남녀가 있다. 통증을 못 느끼는 남자와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여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비슷한 쓸쓸함이 있음을 알고 조금씩 가까워진다.<통증>은 간결하게 캐릭터를 설명하고 바로 두 사람의 감정으로 초점을 맞춰 멜로의 감성을 쌓아나간다. 감각적인 연출과 두 배우의 아기자기한 연기 호흡이 신파로만 흐를 수 있는 이야기에 숨통을 트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제목처럼 사랑의 '통증'에 집중하기보다 둘을 둘러싼 각박한 현실에 좀 더 주안점을 둔 듯 하다. 그 조합이 어색한 감이 없지 않다. 서로의 사랑이 만들어낸 통증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더 가슴을 울리는 멜로가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투박한 감성을 세련된 멜로로 승화시킨 곽경택의 재발견. 권상우는 물 만났고, 정려원은 제 옷 찾았다.
(스포츠서울닷컴 김가연 기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권상우는 엄청 두들겨 맞는다. 반대로 작은 통증에도 민감한 여자 정려원은 매사가 조심스럽다. 서로 정반대의 특징을 지닌 남녀가 만나 가슴 시린 사랑을 나눈다. 권상우와 정려원은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내며 영화에 녹아들었다. 이처럼 영화 <통증>은 새로운 멜로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고, 그 소재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강풀의 원안과 곽경택 감독의 뚝심이 더해졌다. 하지만 각 인물이 지닌 독특한 특징은 설정에만 머물렀다. 여느 멜로 영화와 별반 차이 없는 이야기 전개는 아쉬움을 샀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또는 작은 통증에 민감하기 때문에 파생되는 영화의 줄거리는 쉽게 예상 가능했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1년 8월 29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