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렁을 제압하고 용의 전사가 된 포(잭 블랙). 그는 시푸(더스틴 호프만)의 가르침을 받으며 무적의 5인방과 함께 평화의 계곡을 지킨다. 그러던 어느 날 늑대들의 습격에 맞서 싸우던 포는 의문의 표식을 보고 옛 기억을 되살린다. 문뜩 자신의 아버지가 거위라는 것에 의구심을 가진 그는 출생의 비밀을 의심한다. 그 때 중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셴(게리 올드만)이 쿵푸 사부들을 제거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시푸는 포와 무적의 5인방에게 중국과 쿵푸를 지키라는 명을 내린다.
<쿵푸팬더 2> 흥행의 관건은 전편과 어떤 차별성을 뒀느냐다.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신경 썼을 여인영 감독은 비장의 카드를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포의 ‘출생의 비밀’. <쿵푸팬더>의 스토리 총괄을 맡았던 감독은 자신의 장점인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영화에서 왜 팬더인 포가 거위 아빠와 함께 살아가게 됐는지, 포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셴은 그와 어떤 관계였는지 낱낱이 밝혀진다.
액션에도 다변화를 줬다. 전편의 악역이 막강한 힘을 무기로 육탄전을 벌이는 호랑이였다면, 이번에는 교활함을 무기로 지능적인 공격을 펼치는 공작새 셴이 등장한다. 악당 셴은 전면전을 피하고, 각종 화기와 병기로 포와 무적의 5인방을 위협한다. 영화는 권투로 말하자면 아웃파이터(상대편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효한 타격을 노리는 선수)로 볼 수 있는 셴을 통해 새로운 액션을 맛보게 한다. 무적의 5인방 역시 각기 다른 쿵푸권법(당랑권, 학권, 사권, 호권, 후권)을 보여주기 보다는 서로 합을 요하는 액션을 선보인다. 포도 성룡에 버금가는 슬랩스틱 액션을 보여준다. 특히 시장에서 벌이는 추격전은 다양한 슬랩스틱 액션을 만끽하게 만든다.
<쿵푸팬더 2>는 속편으로는 무난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3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는 낙제점에 가깝다. 감독은 전편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3D 입체영상을 삽입했지만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다. 문제는 3D 입체감이 너무 안정적이라는 사실. 3D 입체감을 위해 설정된 액션 장면에서도 입체감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오로지 자막만이 뚜렷한 입체감을 구현한다. 3편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갈 제작진은 앞으로 <쿵푸팬더> 시리즈를 3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계속 만들어야 할지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다.
2011년 5월 27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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