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무예 ‘까뽀에이라’로 단련한, 채찍을 휘두르는 고양이
영화의 본격적 촬영은 2003년 9월 말에 시작됐지만 주연을 맡은 할리 베리는 6월경부터 몸 만들기 훈련에 돌입했다. 물론 평소에도 꾸준히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해온 그녀지만 이 영화의 배역은 상당한 체력과 체격조건이 요구되는 것이어서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했던 것. 이러한 훈련은 촬영 전은 물론이고 촬영이 시작된 후에도 계속되었다. 할리 베리는 캣우먼으로의 변신에 필요한 채찍 다루기, 격투, 그리고 고양이의 습성까지 연구하고 배워야 했다. 특히, 할리 베리가 연마한 여러 가지 무술 동작 중에서 브라질 무예의 하나로 전통 무술에 춤과 체조 동작을 결합한 '까뽀에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심신 단련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배워야 하는 할리 베리 입장에선 고충도 많았다. 동작이 너무 어려운데다가 하이힐을 신고 이런 액션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고생이 장난 아니었다고.
영화 상에서 캣우먼이 휘두르는 채찍은 캣우먼의 무기이자 패션의 완성이다. 엉덩이 부분부터 땅에 끌리는 길다란 가죽 채찍은 마치 암코양이의 긴 꼬리를 연상시킨다. 할리 베리는 고된 연습 끝에 채찍을 그녀의 분신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채찍을 휘두를 때 나는 소리는 채찍의 꼬리부분이 음속의 장벽을 깨면서 나는 소리. 채찍을 휘두를 때의 속도는 보통 초속 1400피트나 된다.
일거수 일투족까지 완벽한 고양이로 태어나다! 43마리의 실제 고양이가 동원된 촬영현장
극중 할리 베리의 액션 동작은 모두 실제 고양이의 동작을 본뜬 것이다. 사람이 따라 할 수 없는 동작은 일부 CGI 작업으로 만들어냈지만 나머진 모두 할리 베리가 직접 연기한 것이다. .'고양이를 닮게 된 인체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리얼하게 재현해달라'는 감독의 주문에 따라 할리 베리는 고양이의 특징적 스타일과 습성, 심지어 사고방식까지 익혀야 했다.
촬영에는 모두 43마리의 고양이가 동원되었다. 할리 베리는 이들 실물 고양이를 관찰하는 틈틈이 사자, 호랑이, 고양이에 관한 비디오물까지 섭렵하며 고양이과 동물들의 습성과 행태를 공부했다. 극중에 등장하는 고양이 중 99%는 CGI가 아닌 실제 고양이라고. 결정적 순간마다 페이션스 앞에 나타나는 신비스러운 고양이 '미드나잇' 역은 세 마리의 이집트 마우 종 고양이 ('카이로' '나일' '스카랍')가 맡았다.
섹시하게, 더욱 섹시하게! 특수 섬유와 800개의 크리스탈이 사용된 캣우먼의 패션
오리지널에 충실하되 현대적 도회적 느낌이 나는 캣우먼의 캐릭터에 맞춰 그녀가 입을 옷도 특별히 주문 제작됐다. 아카데미 의상상 수상자인 디자이너 앵구스 스트라티와 할리 베리, 피토프 감독, 제작자들의 의견을 모두 모아 탄생된 캣우먼 패션은 노출이 많으면서도 강인한 여전사의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되었다. 디자인에서 가장 많은 논의가 오간 옷의 소재는 가죽과 실리콘 섬유를 특별히 배합한 합성 섬유로 만들어졌다. 이전 TV물과 영화에서 역대 캣우먼들이 입었던 루렉스와 라텍스와는 확실히 차별화 된 소재이다. 캣우먼의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10개의 발톱이다. 이 발톱엔 800개의 크리스탈이 쓰였으며 세팅엔 스털링 실버가 사용됐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고양이의 세상! 첨단 특수효과 기법인 ‘유니버설 캡처’ 가 사용된 600개의 시각효과 장면
페이션스 필립스와 캣우먼이라는 상반된 두 캐릭터가 공존하는 세상을 표현하기 위해 디자인 팀은 초현실적 판타지와 현실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을 예술적으로 그려냈다. 영화의 배경이 거대 화장품 회사와 예술, 광고계라는 점을 감안해 세련됨도 디자인에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특히 <캣우먼>에는 '유니버설 캡쳐'라는 특수효과 기법이 사용됐다. 유니버설 캡쳐는 ESC 엔터테인먼트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매트릭스> 2, 3편에 사용됐던 첨단 기법. <캣우먼>에는 무려 600여개의 시각효과 장면이 들어가 있다.
역사상 가장 섹시한 영웅의 탄생
신비하면서도 위험한, 그래서 더욱 묘한 매력을 주는 존재인 캣우먼. 캣우먼은 1940년 만화 <배트맨> 속의 한 캐릭터인 ‘THE CAT’으로 세상에 등장해 수많은 변신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약자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그녀이지만 자신의 목적 성취를 위해서 법을 어기는 일도 전혀 꺼려하지 않는다. 선인이면서 동시에 악인인 존재가 풍기는 카리스마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법. 이러한 매력적인 존재 캣우먼 역의 할리 베리는 자신의 배역을 일컬어 '판타지를 집약한 존재'라고 정의 내린다. "고양이는 많은 면에서 여성적 특징을 갖고 있다.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는 점, 신뢰를 얻으려면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 등. 속담에 '개에겐 주인이 있지만, 고양이에겐 하인만 있을 뿐이다'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섹시 VS. 섹시 원조 섹스심벌 샤론 스톤과 검은 진주 할리 베리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최대한 오리지널에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현대적 모습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2004년판 캣우먼에는 페이션스라는 소심한 직장여성이 추가되었다. 소심하고 얌전한 페이션스와 힘과 자신감이 넘치며 대담하고 화끈한 캣우먼이라는 매 순간 급변하는 캐릭터를 소화해 낼 배우로 제작진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할리 베리를 선택한다. 할리 베리는 변신 전의 나약하고 소심한 페이션스와 자기 내면 속 캣우먼의 출현에 당황해하고 갈등하는 변신 도중의 페이션스, 그리고 완전히 캣우먼으로 변신한 후의 페이션스 등 세 가지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할리 베리는 이 배역이 슬럼프에 빠져있던 자신에게 치료제와 같았다고 말한다. '난 실제 현실 세계에서 캣우먼으로 변신할 필요가 있었다. 인생을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고 싶었던 내게 캣우먼으로의 변신은 카타르시스가 되어주었다. 캣우먼의 옷을 입으면 내 자신이 실제로 강하고 섹시한 존재로 변한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녀는 <캣우먼>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액션 어드벤쳐로 유머와 달콤한 로맨스, 화끈한 액션, 특히 주인공의 악녀적인 면도 마음에 든다고. <캣우먼>에서 악녀라면 로렐을 빠트릴 수 없을 것이다. 모델인 로렐 역의 샤론 스톤은 그 자신이 실제 모델 출신이기도 하다. 파워풀한 자아를 가진 힘있는 배우이자,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겸비한 그녀야말로 기업 내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여장부 캐릭터엔 적역. 금세기 최고의 섹스심벌인 샤론 스톤과 검은 진주 할리 베리의 섹시한 대결이야말로 <캣우먼>의 매력적인 요소이자 영화 상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최고의 볼거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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